[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서민 급전 대출 통로로 꼽히는 카드론 금리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달 카드론 금리 평균이 연 14.83%를 기록해 레고랜드 사태 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자료=연합뉴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약 0.1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2022년 12월과 비교하면 불과 0.01%포인트 낮은 것이다.

카드론 조달금리인 여전채 금리가 채권시장 안정과 기준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올해 2%대로 내려온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작년 10월과 11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카드론 금리 상승은 지속돼 신용자 등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은 커지는 실상이다.

지난달 신용점수 900점 초과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1.89%로 작년과 동일했다. 반면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평균 금리는 17.66%로 같은 기간 0.32%포인트 올랐다.

카드론 이용자 절반 이상은 금융사 3곳 이상에서 중복으로 대출받은 다중 채무자다. 이로 인해 카드론 문턱이 높아질 경우 저신용자가 제도권 밖의 대출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공급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를 위해 올해 카드론 증가율을 3∼5% 내외에서 관리하도록 안내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낮아졌지만 대손비용이 증가해 금리가 천천히 내려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신용자 유입이 많은 것도 평균금리가 높아진 원인 중 하나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