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안단테 가이드라인 디자인 [자료=LH]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브랜드 '안단테' 대신 대기업 시공사의 브랜드를 적용해 달라는 입주민의 요구에 대해 건설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절차상 어려움 외에도 래미안, 자이 같은 대형 건설사 브랜드에 입주한 기존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여론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의 안단테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이 브랜드 명칭을 아파트 이름에서 빼거나 시공사의 브랜드를 같이 쓸수 있게 해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안단테연합회'를 결성해 LH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LH가 주거복지를 위한 임대아파트 사업을 하기 때문에 LH의 특화된 브랜드를 내세울 경우 아파트의 이미지에 좋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다.
LH는 그러나 이런 주장은 법적인 근거가 없고 논리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안단테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거나 시공사의 브랜드와 함께 쓰는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좋은 입지에 건설하는 아파트에 안단테를 사용해 하이엔드 브랜드로 키우려고 노력중이다. 기존 LH 브랜드와 달리 임대아파트와 차별화하겠다는 원칙도 세웠다. 안단테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우수한 입지 △쾌적한 단지 △합리적 주택 △편리한 생활 △신뢰성 있는 서비스 등이다. 세부 평가항목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첫 작품이 2020년 10월 위례신도시의 안단테 단지다. 평균 분양 경쟁률 70 대 1로 대성공이었다. 이후 평택고덕, 시흥장현, 파주운정3, 고양지축 등에서 잇따라 선보였다.
LH는 안단테라는 명칭이 이미 분양공고문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임의로 바꿀 경우 계약위반이 된다고 설명한다. 준공 후 입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아파트 이름은 변경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브랜드 명칭은 등기상 '주소명'이 되기 때문에 명칭을 변경하려면 입주민 투표와 행정당국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미 아파트 준공과정에서 외벽 도색과 출입구, 주차장 등 아파트 곳곳에 안단테 CI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것들을 교체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
LH 아파트를 GS건설, 삼성물산 등 브랜드 가치가 높은 건설사가 시공한 경우 입주자들은 아파트 이름에 '자이'나 '래미안' 등을 원한다. 예를 들면 'LH 자이' 'LH 래미안' 등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이런 아이디어에 대해 난색을 표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명칭 사용을 허락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더구나 안단테가 임대아파트의 이미지 때문에 인기가 없다면 현재 고급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 입장에서 자기 아파트 브랜드를 LH 아파트에 사용하는 것을 반길리 없다"고 말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공급한 기존 아파트 주민들의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안단테는 브랜드명만 바꾼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걸맞는 설계와 조경, 입지조건이 함께 가는 것"이라며 "LH가 설계와 시행을 하는 아파트에 민간 건설사에서 브랜드만 빌려와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