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백라이트 광원에 의지하는 LCD는 소비전력을 절감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올레드(OLED)기술!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자체발광이며, 구조도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빛의 손실이 적은데요. 픽셀 하나하나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에 따라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화질은 물론 물리적인 부품도 줄여주고, 근본적인 발광효율을 높여주는 올레드 기술이 주목 받는 이유라고 할 수 있죠."
LG디스플레이 뉴스룸에 올라온 올레드 기술의 장점 중 하나로 꼽는 것이 자발광 구조로 인한 높은 전력 효율이다. LG전자도 올레드 TV를 출시하면서 자발광 구조로 인해 LED TV(백라이트 유닛에 LED 모듈을 사용한 LCD TV)보다 전력 소비가 적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그러한 LG전자의 설명과 달리 2022년형 LG 올레드 TV는 에너지효율 1등급도, 2등급도, 3등급도 아닌 4~5등급 제품밖에 없어 에너지효율에 의문이 든다.
2022년형 올레드 TV를 살펴보면 에너지효율 등급은 4등급 내지 5등급만 있지만 이마저도 8K 해상도로 국한하면 모두 5등급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Neo QLED TV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올레드 TV의 소비전력이 더욱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사실 확인을 위해 LG전자의 고급 올레드 TV 2종(OLED88Z1KNA, OLED77Z1KNA)과 삼성전자의 Neo QLED TV 2종(KQ85QNA900-W1, KQ75QNA700FXKR)의 소비전력을 찾아봤다.
두 제품 모두 8K 고해상도에 70~80인치대 대화면 제품이다. 이렇게 사양이 올라가자 소비전력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LG전자 제품의 경우 정격소비전력은 각각 1083W/802W다. 반면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각각 600W/400W에 불과했다. 화면 크기(LG전자-88/77인치, 삼성전자 85/75인치)에서 LG전자가 조금 더 크지만 졍격 소비전력의 차이가 2배가량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88인치 올레드 TV의 경우 정격소비전력이 1083W나 된다. 비록 크기와 해상도가 월등히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1000W가 넘는 소비전력은 소비전력이 높기로 유명했던 과거 65인치 PDP TV에서도 볼 수 없는 수치였다.
이처럼 올레드 TV가 소비전력 면에서 조금의 강점도 보이지 않는 이유는 TV의 '대형화' 때문이다. TV 화면이 커지면 자연스레 빛을 내야 하는 면적이 커지고 보다 선명한 화질을 위해 밝기와 선명도를 높이다 보니 자연스레 소비전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올레드 TV는 화소 하나 하나가 스스로 빛을 밝히지만 7680x4320 해상도를 자랑하는 8K TV는 총 3317만7600픽셀이 자발광하는 구조가 된다. 쉽게 얘기하면 효율이 높아졌지만 조명 개수가 3317만개 이상으로 대폭 증가해 결과적으로 소비전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대화면 8K 해상도 TV를 선택할 경우 소비전력이 높아지지만 올레드 TV보다 소비전력이 확연히 낮았다. 그간 '올레드 TV=저전력'이라고 각인된 것과 180도 다른 결과인 셈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전력) 최대치를 의미하는 정격소비전력 비교를 통해 두 제품의 전기 사용량을 추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정격소비전력이 아닌 평균소비전력을 기준으로 80인치대 8K TV에서 올레드와 LCD의 차이는 100W로, 하루 10시간씩 1달간 매일 틀어놓는 가정의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는 경우 300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전력이 높아지면 아무래도 전기료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TV는 가정에서 하루 평균 4~5시간 이상 켜져 빛을 뿜어낸다. 여기에 전에 없던 공기청정기, 에어프라이어, 전기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등이 가정에 더해지면서 가구 당 소비전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당장은 큰 부담이 가지 않더라도 여름철 에어컨까지 가동하게 되면 누진세의 주원인이 에어컨에서 올레드 TV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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