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車밸류체인 완성' 스톱..중기부, 중고차사업 일시중단 권고
중기부, 현대차 '중고차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
정 회장 목표 '전고객 대상 車생태계 완성' 멈춤
"사업개시와 무관한 준비절차 지속" 의지 피력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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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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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중고차 핸들이 잠겼다. 대기업 독식을 우려한 정부의 판단에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생태계' 마련의 꿈도 잠시 미뤄졌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며 '12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둔 그가 진입 난관을 딛고 마침내 자동차 밸류체인 전주기를 장악하려는 포부를 실현할 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현대차에 중고차 사업개시 일시중단 권고를 내렸다. 이는 중고차단체의 사업조정 신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앞서 이들 단체는 대기업의 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중고차매매에 대한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일부에서는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가 강제사항이 아니고 권고를 어길시 과태료도 1억원 수준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행보 방향을 중단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중고차 시장 진입은 정의선 회장의 야심 프로젝트다. 특히 중고차 매매업은 약 30조원 규모에 신차의 1.6배를 넘는 거래량을 자랑하는 '황금알 낳는 시장'으로 정 회장이 이대로 내버려둘리 만무하다는 반응이 팽배하다.
정 회장이 중고차 시장에 눈독들이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20년부터 현대차그룹을 지휘한 그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생태계 완성을 목표로 두고 달려왔다.
신차를 넘어 중고차까지 다루게 되면 관리 차량 규모가 늘면서 수집할 수 있는 소비자 데이터도 방대해지고 이를 통해 다양한 신시장을 장악할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내 물류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도 덤이다. 특히 주요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9년 사업 목적에 '온라인 중고차 거래 관련 일체의 사업' 등을 추가한 바 있다.
정 회장이 시장 활성화와 독과점 우려 사이 갈등을 해소하고 중고차 시장에 '대어'로 등장할 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하물며 지난해 실적에서 사상 최대 영업익을 예고한 만큼 향후 사업 추진이 허락되면 과감한 시장 장악을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합한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연간 영업익을 177.45% 오른 12조3776억원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기부 결정과 관계 없이 사업개시와 무관한 준비 절차는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라며 "현대차가 직접 중고차량 품질을 인증하면 소비자에게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어 해외처럼 투명한 중고차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반도체 부품 부족에도 차량 생산 일정 조정과 높은 상품 경쟁력을 보였다"면서 "올해도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더불어 내실을 갖춘 판매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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