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빅 도그' VS LG 구광모 '클로이'..로봇 시대 주도 경쟁 불 붙었다

박민혁 기자 승인 2021.06.22 11:2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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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고 로봇의 역할이 커지면서 관련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산업용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추구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로봇사업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적 로봇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로봇사업은 구광모 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갖고 키워 온데다 최근 '아픈 손가락' 스마트폰 사업도 철수하면서 미래 신성장 동력인 로봇 사업에 공을 들이는 만큼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현재까지 서비스 로봇 신제품을 속속 내놓는 한편 산업용 로봇 원천 기술 확보에도 한창이다.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완료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1일 세계적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정의선 회장의 취임 후 성사시킨 첫 대형 인수합병(M&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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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 [자료=현대차]

현대차는 이번 인수로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는 약 11억달러(약 1조2490억원)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이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사내 벤처로 시작됐다. 현재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4년 운송용 로봇 ‘빅 도그(Big Dog)’를 시작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들은 정밀하고 다양한 동작을 연출하며 로봇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와 공동 개발한 화성 탐사용 로봇 ‘Au스팟’을 공개했다. ‘Au스팟’은 지하로 걸어 내려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어 화성의 거친 지형 탐사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료=BOSTON DYNAMICS 유튜브]

또한 인공지능 학습 기능으로 장애물과 탐사 가치가 있는 지형을 식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타운홀미팅에서 "로봇이 알아서 충전하고 스케줄 관리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좀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로봇 분야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계획이다.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 로봇사업 투자 확대, 기술 확보 박차

LG전자도 로봇 상용화에 적극적이다. '로봇' 사업은 구광모 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갖고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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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구광모 회장 [자료=LG]

지난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고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비즈니스솔루션(BS)으로 이관했다. BS사업본부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로봇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했다. 지난 2018년 산업용 로보 제조 전문기업 로보스타의 지분 33.4%를 인수했다. 이외에도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투자하며 로봇 분야 육성에 집중해왔다.

구 회장이 로봇사업에 쏟은 노력은 '클로이(CLOi)'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클로이'는 LG전자의 로봇 포트폴리오를 총칭하는 브랜드다.

지난 2018년 클로이 수트봇을 시작으로 2020년 클로이 안내로봇, 청소로봇, 잔디깎이 로봇, 클로이 홈, 클로이 서브봇, 클로이 카트봇 등 다양한 로봇 제품이 공개됐다.

또 LG전자 매장 곳곳에 '클로이 바리스타봇'과 '클로이 서브봇' 등을 배치하며 자사 로봇 사업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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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나르는 '클로이 서브봇' [자료=LG]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신제품을 내놓는 한편 산업용 로봇 원천 기술 확보에도 한창이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LG Boston Robotics Lab)’을 설립하고 '물체조작기술'(Manipulation)을 연구하고 있다.

물체조작기술은 인공지능(AI)과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손 역할을 하는 그리퍼가(gripper) 유기적으로 결합돼 정밀하게 물체를 집고, 옮기는 기술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산업용 로봇 시장의 핵심은 물체조작기술 개발 여하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LG전자는 로봇사업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적 로봇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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