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계열사 4곳, 마이데이터 동시 참전..‘막강 라인업’ 구축

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금투·핀크, 우여곡절 끝에 본허가 획득
금융지주 유일 은행·카드·증권·핀테크 사업자 보유..시너지 기대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7.15 11:31 | 최종 수정 2021.07.15 11:32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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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자료=하나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권준호 기자] 뒤늦게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성공한 하나금융그룹이 계열사간 협력을 바탕으로 우위 선점에 나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핀크·광주은행 등 6개사에 대해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내줬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자산·신용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핀크 등 하나금융 계열사는 대주주 적격심사에 발목이 잡히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금융위가 지난 3월 적극행정 차원에서 하나금융 계열사에 대한 심사를 재개하면서 예비허가에 이어 본허가까지 순조롭게 통과했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본허가 진출이 늦어졌지만 크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가 보류된 상황에서도 서비스 출시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입찰공고를 통해 마이데이터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과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도입을 중단 없이 추진해 왔다. 하나카드는 마이데이터사업자인 웰컴저축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하나금투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앞서 빅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들을 제공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필수적인 표준 API 도입 의무화 시기가 미뤄진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금융위는 내달 4일로 예정됐던 API 의무화 시기의 유예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로나19로 개발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느낀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API 의무화 기한의 유예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표준 API 의무화 시기에 맞춰 신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지게 됐다.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 시행 한 달 여를 앞두고 본허가를 획득한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경쟁사들을 따라 잡을 시간을 번 셈이다.

하나금융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에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과 카드사 뿐만 아니라 증권사와 핀테크까지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거니린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특히 핀크는 금융 플랫폼으로서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여겨진다. 핀크는 금융에 게임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접목한 서비스 ‘핀크리얼리’를 서비스하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수가 15만명을 넘었다. 지난 4월에는 하나은행의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 핀크리얼리를 탑재하는 등 계열사간 협력의 물꼬를 텄다.

증권사 가운데 두 번째로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된 하나금투도 업계의 마이데이터 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하나금융투자가 첫 사업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PFM. Personal Finance Management) 조회 서비스를 시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 조회 서비스란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 신용 정보를 모아 재무상황을 분석해 개인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의 기본개념과 가장 가까운 서비스인 만큼 해당 서비스를 가장 먼저 제공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일단 본허가를 최근 통과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무엇을 하겠다’고 정한 건 없다”며 “전체적으로 탄탄하게 준비한 후 시행할 것이며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윤곽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마이데이터 사업 본시행에 앞서 계열사별 내·외부 데이터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발굴하고 혁신상품 서비스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존 금융회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다양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AI 기반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금융 이용패턴과 라이프스타일, 각사별 제휴 정보 등을 기반으로 최적의 맞춤형 혁신금융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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