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I, 특정업체 밀어주기 중단하라”..대우건설노조, 졸속매각 규탄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7.02 15:07 의견 0
X
2일 오전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가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호 출정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송정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이하 대우건설노조)가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주체인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를 향해 비상식적이고 위법적인 졸속 매각을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대우건설노조는 2일 오전 11시 30분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DB인베스트먼트 이대현 대표는 금번 졸속매각의 위법한 행위와 대우건설의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자진 사퇴하라”며 “산업은행은 밀실매각, 특혜매각, 짬짜미 매각을 중단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절차를 다시 진행하라”며 투쟁을 예고했다.

대우건설노조는 이번 대우건설 매각이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오직 ‘가격’에만 눈이 멀어 짜고치는 돈 놀이판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특히 매각개시 단 25일 만에 본입찰을 진행하고 이후 다시 7일 만에 유력인수대상인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은 진행하는 것은 특정업체 밀어주기가 의심된다며 공정하고 올바른 매각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대우건설노조는 또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코로나19시기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하며 대우건설을 지켜준 임직원들의 임금을 수년간 박스권에 가둬둔 채 동종업계 대비 약 20%에 육박하는 임금격차를 만든 부분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다양한 방법으로 인력투입이 시급한 현장에 인력채용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관리감독자 없이 작업하는 등 불가피하게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게 만들어 중대재해가 발생하게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3건의 중대재해 발생으로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을 수검하였고 4억원이 넘는 과태료를 납부한 바 있다.

X
대우건설노조 심상철 위원장이 기자회견 도중 KDB인베스트먼트의 밀실·졸속 매각 협상을 규탄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사진=송정은 기자]

다음은 심상철 대우건설노조 위원장과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내용이다.

- 인수유력대상자인 중흥건설의 업계 순위가 낮기 때문에 하향평준화를 우려해 노조가 반대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토목과 플랜트 사업 중심의 중흥건설이 높은 입찰가를 써내서 인수를 한다면 그만큼의 자금회수를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테고 업황이 좋지 않은 업종 변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있는 편이다. 그러나 노조에서 이 매각협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매각협상 자체가 대우건설임직원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밀실·졸속 매각협상이기 때문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협상을 진행해 대우건설을 원하는 보다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재매각을 하기를 원한다.

- 노조측에서 특별히 원하는 기업이 있는 것인가

어느 기업에 매각이 되더라도 KDB인베스트먼트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우건설은 지난 4번의 매각을 겪고 10년 간 KDB 산하에서 갖은 핍박을 당했지만 시공능력 평가 6위를 단독으로 기록하고 또 매년 도급순위가 상향될 정도로 탄탄한 회사이다.자율적인 경영체제를 바탕으로 대우건설의 DNA를 계승할 수 있는 기업이 대우건설의 새주인이 되길 바란다.

-인수전에 참여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는 그런 자격이 없다는 것인가

이번 매각이 언제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지 대주주로부터 들은바가 없다. 전부 언론을 통해서만 듣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이 어떤 목적으로 대우건설을 매각하려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바가 없다. 또한 이에 대한 소통의 창구가 전혀 없었다. 특정 기업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닌 이런 불통의 상황 때문에 매각을 반대하는 것이다.

-2018년 당시에도 이렇게 소통이 전혀 없었나

당시에도 노조는 전혀 몰랐다. 어느 날 갑자기 우선협상대상자를 호반건설로 발표하면서 알게 됐었다.

- 동종사 대비 20%의 임금격차가 발생했다고 했는데

대우건설은 전년도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실적을 상당히 개선했다. 하지만 오로지 매각만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임직원들의 노력을 폄하하고 20%의 임금격차를 두는 등 임직원을 노예로 부리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 노조 측이 원하는 임금협상 규모는?

기본급 11.2퍼센트와 페이밴드 6.7퍼센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구체적인 행동계획은 없지만 졸속·밀실 매각을 중단하고 공정하고 올바른 절차를 통해 대우건설의 새주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