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제 2의 호반되나?..대우건설 내부반발 '암초'에 인수전 난항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6.21 14:2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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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자료=중흥그룹]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대우건설 매각 본 입찰이 오는 25일로 임박한 가운데 인수전에 뛰어든 중흥건설을 향한 대우건설 노조 등 내부의 반발이 암초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전은 부동산 디벨로퍼 DS네트웍스와 지난 해 시공능력평가 35위를 기록한 호남 기반의 중견건설사 중흥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번 대우건설 매각대상은 매각을 주관하는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의 지분 50.75%이다.

업계에서는 중견건설사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에 대해 올해 초 정창선 회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3년 내 대기업 인수를 통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는 발언을 통해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중흥건설은 지난 해 국내주택 정비시장에서 중흥그룹내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을 통해 1조원 수주를 달성했으며, 그룹 내부에서는 지방 중견건설사를 넘어 대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대우건설과 같은 빅 네임 건설사 인수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에 달하며 중흥건설의 작년 매출액은 1조4730억원이다.

중흥건설이 유력한 인수 원매자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에 장점을 가진 대우건설이 보다 몸집이 작은 중흥건설에게 인수되는 것에 대해 대우건설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다가 경영난으로 3년 만에 재매각됐다. 2018년 1월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호반건설이 9일 만에 인수를 포기하면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DB산업은행 본점 후문 앞에서 열린 ‘대우건설졸속매각 반대 기자회견’에서 “진정한 기업경영 의지가 있는 인수자가 대우건설 매각에 참여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룹 총수의 부재 속에서도 직원들이 국내 굴지의 건설사의 위치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며 “글로벌 건설사로서의 기업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인수자가 나타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흥건설이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른 것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노조측에서 반발이 있다고 하는 이야기는 기사를 통해서 접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중흥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노조 측의 반발 움직임에 대해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며 “중흥건설은 재무적 투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로 대우건설 인수 사안을 접근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 유치나 컨소시엄 구성이 아닌 중흥그룹의 자기자본만으로도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역량이 충분하며 인수 후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도 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일단 끝까지 가봐야 하는 사항이지만 최종 제안서 제출 기한인 25일 전까지 심도 있게 사안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완주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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