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가, 지분도 포기한다..홍원식 회장 비롯 오너가 지분 전량 매각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5.28 10:15 의견 0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의를 밝히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불가리스 사태’로 위기를 맞은 남양유업이 오너가(家) 지분 전량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28일 공시에 따르면 홍원식 전 회장 외 2명으로 구성된 남양유업 오너가는 지분 전량 53.08%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대상은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로 계약금액은 3107억2916만원이다.

이번 조치는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홍 전 회장 측의 고강도 처방인 것으로 보인다.

홍 전 회장은 지난달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물론 오너가 경영권 세습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절반이 넘는 자사주를 가진 오너가가 경영에서 손을 떼겠느냐며 대주주로서 권한이 있으니 사퇴는 ‘보여주기식’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러한 지적에 불매 운동의 여파는 가라앉지 못했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2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38억원이다.

매일유업·빙그레 등 동종업계 매출이 모두 증가한 것에 비교하면 남양유업의 실적 악화는 불가리스 사태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달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주주인 오너가 측에 경영과 소유의 분리 등 지배 구조 개선 요청을 하기도 했다. 오너가는 이러한 실정에 지분 전량 매각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매수자인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인수를 마무리하는 대로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지배 구조 개선과 경영효율화에 매진할 전망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정재연 세종공장장이 이끄는 비대위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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