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험사 대출액 253조..보험업계, 제2의 대출 돌파구 되나

기업대출 129조7000억원...전년比 14.4%↑
"은행 이어 대출로 보험사 찾는 기업 늘어나"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4.02 15:53 의견 0
보험회사 대출채권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보험사 대출액이 지난해 250조원을 돌파했다. 그 중 기업 대출이 3개월간 5조원 넘게 급증하면서, 보험사가 은행에 이어 제2의 '대출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보험사 대출채권 규모가 253조원을 기록, 전년 말보다 18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7조2000억원 오른 수치다.

분야별로 보면 ▲가계대출(123조1000억원)은 1년 전보다 2조원(1.7%) ▲용대출(6조8000억원)은 5000억원 줄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47조2천억원)은 1년 새 3조2000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작년 2분기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띠면서, 주택 구매 수요와 가구당 대출액이 늘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기업대출은 129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3000억원(14.4%) 증가했다. 그 중 대기업 대출은 47조3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36조4000억원으로 각각 5조1000억원, 7조1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3분기 말과 비교해, 주택담보대출과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중심으로 1조5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작년 4분기 중에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3조4000억원 늘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액이 늘어날수록 업계는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얻은 것과 같다"며 "대출을 받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막힌 대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에서도 은행과 이율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이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불황에 직면한 기업들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을 전부 끌어모은 뒤, 2순위 대출 채널로 불리는 보험사를 추가로 찾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대출채권 연체율이 0.17%로 전 분기 말보다 0.03%포인트, 전년 대비 0.09%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8%, 기업대출 연체율은 0.08%로 집계됐다. 부실채권 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 분기 말과 같은 0.15%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체율 등을 고려할 때 대출 증가세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손실흡수 능력 강화를 유도하고 건전성 지표를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액이 늘었지만, 업계 건전성 지표가 타격을 입은 건 아니고, 단지 불경기를 입증하는 지표로 해석된다"며 "소비자들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이 한정되다보니 보험사까지 손을 뻗게 된 것 같고, 경제 불황이 이어질수록 이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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