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보험업계 수입보험료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보험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에도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씁쓸한 모양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나란히 순익을 올렸지만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평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6조806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9% 늘어난 수치다.
업계별로는 생보사가 3조4544억원, 손보사는 2조6262억원을 기록해 각각 10.9%, 18.1% 늘었다.
생보사들은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영업이익이 1조1818억원 줄었지만, 주가 상승으로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감소하면서 영업 적자 폭이 2조176억원 감소하는 호재를 누렸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변액보험과 퇴직보험료 수입은 감소했지만, 저축성 보험과 보장성 보험료 수입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손해율 감소' 덕을 톡톡히 봤다.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각 7.2%포인트, 0.6%포인트 감소해 영업 적자 폭이 무려 1조6558억원 줄은 것. 이밖에도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등 전체 상품에서 보험료 수입이 증가했다.
손보사들은 실적이 올랐으나 실상은 달랐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지난해 실적 증가를 견인한 '손해율' 개선이 전년도 기록에 대한 기저효과라고 입 모아 말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지난 2019년 역대 최악의 손해율을 기록해 부진한 실적을 맞아야 했다'며 "지난해 실적도 코로나19로 병원이용이 감소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개선 현상으로 보이고, 여전히 적정 손해율 보다 높은 90%의 손해율을 웃돌아서 상황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생보사들은 코로나19로 주 영업 채널인 '대면영업'에서 타격을 입었지만, 건강에 대한 수요 증가로 긍정적인 성과를 맛 볼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과 달리 코로나19로 공통적인 수혜를 얻은 부분은 없다"며 "위축된 대면영업 대신 언택트 채널을 활성화 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전년도 적자를 기록한 보험사가 기저효과를 맛보는 등 수익 성장 요인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전 보험사들이 거둔 수입보험료(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총액)는 221조9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3% 오른 수치다.
보험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0.48%, 4.45%를 기록해, 각각 0.03%포인트와 0.04%포인트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보증준비금 전입액 감소와 일시적 손해율 하락 및 전년도 실적 부진 기저효과 등으로 개선됐다"며 "다만 최근 3년 평균(6조8천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이어 "보험사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321조1000억원으로 6.6% 늘었다"며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 투자 확대가 부실자산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심사와 건전성 관리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사업비 집행의 적정성 등을 밀착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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