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희 산업부 부장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10년 전, 중국 정부가 핵심 산업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발표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는 당시 많은 이들에게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저가 대량 생산의 대명사였던 '메이드 인 차이나'가 첨단 기술과 혁신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갈 길이 멀게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이는 현실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중국은 더 이상 '싸구려 공장'이 아니라는 인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은 물론 오히려 글로벌 기술 패권을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는 단순한 제조업의 상징이 아니라 첨단 기술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딥시크는 단 550만 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했다.
같은 분야의 선두주자인 OpenAI가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가성비 혁신'이다. 딥시크의 AI 모델은 OpenAI의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MATH 벤치마크에서 45.2점으로 GPT-4o(43.5점)를 앞섰다.
이 소식은 글로벌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나스닥 지수는 3.1% 하락했고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00조원이 증발했다.
지난 1월 15일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샤오미코리아는 스마트폰부터 TV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자료=샤오미)
중국의 이러한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철저히 계획된 국가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는 차세대 정보기술, 로봇공학, 항공우주, 신에너지 자동차 등 10대 핵심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주요 기술 분야에서 자립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국 내 시장 보호와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샤오미, BYD와 같은 기업들은 이미 한국 시장에 진출해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단순히 '싸게 잘 만드는 나라'가 아니다. 이제는 첨단 기술과 혁신으로 무장한 강력한 경쟁자다. 이렇게 중국이 로켓을 타고 날아오르는 동안 우리는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생길 정도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혁신하라,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금 한국 기업들에게 무엇보다 절실하다. AI,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서 우리가 한 발 앞서 나아가야만 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미래가 갈림길에 서 있다. 이제 우리의 선택만 남았다. 변화하고 도전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에 안주하며 쇠퇴를 받아들일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중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는 그들의 미래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우리에게도 이에 맞서는 전략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과감한 혁신과 도전으로 새로운 '메이드 인 코리아'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