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의 황금 뜰이 무너졌다.

결실이 무엇인지 모른 채 헤매다
꿈은 따스했던 정과 함께 사라지고
거품에 쌓여 앞 모를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는 허망한 희망이 들불처럼 번진다.

고즈넉한 노을에 흩날리던 풍경과
고소함이 연기 속에 피어나던 저녁은
고스란히 낡은 사진틀 속에 갇히고

허황한 오늘은 잊고 내일을 다투며
허무한 약속과 난무하는 자랑들이
허수아비를 쓰러뜨려 짓밟는 모습들만

사라진 저 뜰에 또 다른 문명이 꿈틀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