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저작권 소송 법원 판결 초읽기..‘리니지라이크 제동’ 파장은

‘아키에이지 워’ 소송 1심 선고 임박..유사 사건 승소 사례도
부정경쟁방지법 관건..영업 지장 있지만 장기적 파장 제한적

변동휘 기자 승인 2025.01.13 14:10 의견 0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엔씨소프트의 소위 ‘리니지라이크’ 소송전과 관련해 법원의 2번째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승소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동종 장르의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는 흐름인 만큼 판결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63민사부는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소송 선고기일을 오는 23일로 정했다. 지난 2023년 출시된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을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이다.

같은 날에는 웹젠과의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2023년 1심 판결에서는 엔씨가 승소했으나 웹젠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엔씨는 지난해 ‘롬(R.O.M)’이 ‘리니지W’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소송들의 핵심은 엔씨가 아인하사드나 변신 및 마법인형 등 게임 내 시스템을 IP(지식재산권)의 일부분으로 보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단순 디자인이나 콘텐츠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UI 등도 IP의 구성 요소라고 주장한 것이다. 반면 피소된 게임사들은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 ‘장르적 유사성’이라고 반박했다.

관련해 업계에서는 엔씨가 작심하고 리니지라이크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회사 실적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쏟아져나오는 유사 게임들 속에서 자사의 몫을 확실히 지키려는 속내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웹젠과의 1심 소송에서 재판부는 이에 대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들였다는 점을 인정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미 판례가 있는 만큼 만큼 ‘아키에이지 워’나 ‘롬’ 등 유사한 소송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엔씨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이 나올 경우라도 장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형국이다. 최근 업계 전반에 걸쳐 리니지라이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개발 방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게임사들이 리니지라이크를 주력작으로 삼아온 만큼 엔씨가 판결을 근거로 해당 장르에 대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경우 그 파장이 작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요 게임사들이 리니지라이크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만큼 관련 소송이 처음 제기됐던 2021년 수준의 영향력까지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도 “여전히 리니지라이크가 국내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크고 유사한 요소들을 채택하고 있는 게임이 상당수이기에 동종 장르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며 “당장의 영업방식에 영향은 있겠지만 서브컬처 등 탈 리니지라이크 바람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미래의 게임개발 환경에 있어 이번 판결이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