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방산사업 확장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방산시장 진출과 첨단 기술 도입,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이들의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HD현대중공업 건조 필리핀 호위함 도착 행사 (자료=HD현대중공업)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중남미, 유럽, 중동으로 방산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K-방산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단순한 함정 수출을 넘어 현지 조선소와의 협력, 기술 이전, 유지보수 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전략으로 세계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페루 함정 수주로 중남미 시장 교두보 마련..유럽 방산 강국 제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로부터 총 4억6290만 달러(약 6200억원) 규모의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3400톤급 호위함 1척, 2200톤급 원해경비함 1척, 1500톤급 상륙함 2척 등으로 구성된 이번 계약은 국내 기업의 중남미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방산 강국들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다. 국방부, 방위사업청,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기관과 기업이 '팀코리아'로 뭉쳐 일궈낸 결실이다.

페루 해군은 향후 호위함 5척, 원해경비함 4척, 상륙함 2척 등을 추가 발주할 계획이이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15년간 페루 해군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후속 사업 수주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는 단순한 함정 판매를 넘어 조선소 현대화 사업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협력이다. 남미 전체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 공략..중동 시장 진출 본격화

이밖에도 HD현대중공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방산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호주와 필리핀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동맹국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들 국가와의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과는 지난해 연안경비함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필리조선소와 미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과 관공선에 대한 신조 및 유지보수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필리핀을 거점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산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중동 지역에서도 방산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을 통해 방위산업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어 HD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방산기업 SAMI와 해군 함정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해군이 운용 중인 함정의 유지보수와 현대화 사업을 지원하고 향후 신규 함정 건조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한 해외 방산 전문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은 자국 방위산업 육성과 함께 선진 기술 도입을 원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은 중동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HD현대중공업, 3천200t급 필리핀 초계함 2번함 진수 (자료=HD현대중공업)

가격·기술·생산성 '3박자'..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력

HD현대중공업의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이 주목받는 이유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생산성 때문이다.

방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알레이버크급과 동일한 성능의 이지스 구축함을 경쟁국 조선소 소요 시간의 3분의 2 이내, 더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서 연간 5척 안팎의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했다.

반면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는 연간 1척 정도를 건조하는 수준이다.

HD현대중공업의 글로벌 방산 네트워크 구축은 단순한 기업 차원의 사업 확장을 넘어 국가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기업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방산 수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HD현대중공업의 글로벌 방산 네트워크는 미국, 페루를 넘어 필리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방위산업 전문가는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 기술과 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특히 디지털 조선소 기술을 활용한 생산 효율화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국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은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방산 강자로 도약할 기반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