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NHN·컴투스, 새해 재도약 다짐..게임업계, 올해도 넘어야 할 산 많다

본업 경쟁력 강화 초점..체질개선 작업 성과 검증
저작권 소송 판결 화두..질병코드 및 규제도 관건

변동휘 기자 승인 2025.01.02 14:29 의견 0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자료=엔씨소프트)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게임업계에 있어 2025년은 반등의 기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보릿고개를 버틴 만큼 올해 출시될 신작들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이다. 여기에 법적 분쟁을 비롯해 각종 규제 등 넘어야 할 고비들도 산적한 만큼 이를 잘 헤쳐나가기 위한 지혜도 필요한 시점이다.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엔씨소프트·NHN·컴투스 그룹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 목표와 비전을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먼저 엔씨소프트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는 ▲원팀 ▲협업 ▲벤처 정신으로의 재무장을 강조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 등의 아픔을 겪은 만큼 전 구성원이 하나의 팀으로 뭉쳐 협업하고 과감히 도전해 재도약에 성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사람은 “각 부서의 이기주의와 부처 간 반목을 버리고 한 팀으로 힘을 합쳐야 하며 시장 및 유저와의 소통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야 하며 엔씨가 처음 출발했던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NHN 정우진 대표는 내실 강화를 통해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기업 구조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특히 그룹의 주력 사업인 게임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올해 그룹 전체 게임사업 매출의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웹보드게임 1위 한게임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다키스트데이즈’와 ‘어비스디아’ 등 다량의 신작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NHN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컴투스 그룹의 두 대표들은 혁신을 통한 돌파구 마련을 강조했다. 컴투스 남재관 대표는 “신작 개발 및 퍼블리싱 라인업 확대에 매진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AI 등 신기술 연구개발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며 “기술 혁신과 창의적 콘텐츠로 컴투스 게임의 가치와 경험을 전 세계 이용자에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홀딩스 정철호 대표도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은 우리에게 치열한 혁신을 요구한다”며 “25년간의 우리 역사에 녹아있는 도전정신과 혁신의 DNA를 되새기면 큰 걸음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말처럼 각사는 올해 대형 신작들의 출시를 통해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엔씨의 경우 ▲LLL ▲택탄 ▲아이온2 등 신작들의 개발 조직을 분사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했다. 컴투스 역시 자체 개발에만 집중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외부 퍼블리싱 사업에 나섰다. 이를 통해 트리플A급 타이틀을 표방하는 MMORPG ‘더 스타라이트’를 준비 중이다.

가장 빠른 신작 일정으로는 오는 3월 28일 출시되는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크래프톤 ‘인조이’가 꼽힌다. 넷마블도 올 상반기에만 4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며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도 각각 ‘발할라 서바이벌’과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1분기 중 출시할 방침이다.

각사의 상황에 맞춰 위기 극복을 위한 체질 개선이 시행된 만큼 이들 신작들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구조조정과 신작 라인업 재정비 등 다양한 변화들이 실제 효과를 발휘했는지 검증할 차례라는 뜻이다.

또한 올해는 게임의 저작권에 대한 법적 판단이 다수 내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소송의 1심 판결이 다음달로 예정돼 있다. 엔씨가 카카오게임즈 및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도 오는 13일 판결이 나온다. 저작권과 관련된 법적 분쟁인 데다 주목도도 높은 만큼 업계에 미칠 영향도 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업계와 정부 등 이해관계자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도 있다. 대표적으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문제가 있다. 2030년 개정을 앞둔 제10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10) 초안이 10월에 발표될 예정으로 여기에 게임이용장애가 반영될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역시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사 손해배상책임 확인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게임사로의 입증책임 전환 등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사건에서 넥슨의 패소가 확정되며 줄소송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게임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극복하고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업계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타겟의 대형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성과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등 정책적 변화들은 게임 서비스 역량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서비스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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