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로 돌아가는 MMORPG..리니지M 회귀에 열광하는 이유

변동휘 기자 승인 2024.06.19 10:53 의견 1
엔씨소프트가 19일 ‘리니지M’ 리부트 월드를 오픈한다. (자료=엔씨소프트)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부트 월드 출시 예고로 클래식 서버 등 MMORPG의 ‘과거 회귀’에 다시금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검증된 시장성과 이용자들의 피로감 누적 등이 맞물리며 이 같은 현상을 불러온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는 19일 ‘리니지M’의 7주년 기념 대규모 업데이트 ‘에피소드 제로(EPISODE. ZERO)’를 진행한다. 신규 클래스 및 지역 추가를 비롯해 ‘리부트 월드’가 주요 내용으로 꼽힌다.

리부트 월드의 특징은 기존 서버와 완전히 분리 운영되고 유일 등급이 없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유저들은 성장과 경쟁, 협력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최초 출시 당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러한 형태를 기획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종의 클래식 버전을 의도한 셈이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리부트 월드 신서버 ‘말하는 섬’의 첫 캐릭터 사전생성이 1시간 만에 조기 마감됐고 추가 증설한 2,3차 역시도 모두 마감됐다. 이에 엔씨는 지난 12일 2번째 서버 ‘윈다우드’를 추가 오픈했으며 이 역시도 조기 마감 행진을 이어갔다.

사실 이 같은 ‘회귀’는 비교적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 대표적인 사례로, 출시 직후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몰리며 1만명 가량의 대기열이 형성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도 클래식 서버 출시로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2020년 ‘아이온 클래식’을 출시해 PC방 점유율 톱10 재진입에 성공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블레이드 & 소울’의 클래식 서버 ‘네오 클래식’을 중국에서 먼저 오픈하며 현지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용자들의 피로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LC(제품 수명주기) 장기화와 콘텐츠 누적으로 많은 부분에 변화가 발생함에 따라,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를 그리워하는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바로 클래식 서버다.

유사한 형태의 신작들이 시장에 계속 출시되며 피로감이 가중되는 측면도 있다. 장르적 특성이라는 명목으로 게임의 주요 콘텐츠가 획일화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게임은 점점 어려워지고 차별화된 재미 요소도 찾기 힘들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니즈가 모인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게임이라도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이전에 비해 너무 많이 바뀌기기도 하고, 최근 나오는 게임들의 경우 대체로 비슷한 핵심 콘텐츠로 구성되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저층이 있다”며 “리부트나 클래식 서버 등은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한 시도로, 게임의 현재 이용자 수와 리텐션(재접속률) 등 관련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는 클래식 서버 출시가 회귀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한 발판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행 클래식 버전들은 대부분 과거 빌드를 그대로 가져온 형태라 여기에 머무른다면 결국 ‘퇴행’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협동이나 경쟁 같은 요소를 넘어 스토리 등 콘텐츠 자체를 즐기는 수요가 늘고 있기에 과거의 감성에 새로움을 더하는 실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시도가 쌓이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IP를 창출할 원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게임정책학회 이재홍 학회장(숭실대 교수)은 “클래식도 결국은 지나간 것이기에 언젠가 리모델링에 대한 니즈가 발생할 것이며, 예전의 느낌은 유지하면서도 스토리텔링이나 시스템 등에 있어 새로운 부분들을 추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시도를 통해 유저들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신규 IP 창출을 위한 역량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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