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저출생 극복 지원 나섰지만..다양성·지속성 확보 관건

은행연합회 저출생 극복상품 공시 사이트 개설..총 24종 여수신 상품
다자녀·양육수당 우대금리 혜택..KB아이사랑 적금, 최고 연 10.0%
한시적 특판 상품 한계..상생금융은 원금·이자 감면 등 혜택 제공
“소상공인 ‘급한 불’부터..자율 프로그램 통해 저출생 극복도 지원”

윤성균 기자 승인 2025.01.07 10:5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이 저출생 극복지원을 위한 별도의 공시 사이트를 개설했다. 하지만 대다수 한시적으로 취급하는 특판 상품이라 취약계층 지원을 상생금융 프로그램과 비교해 다양성과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은행권의 저출생 극복상품은 총 24종이다. 14개 은행이 예적금 상품 11종, 대출 상품 13종을 공급하고 있다. 주로 다자녀 가구·양육 수당 수급자에 우대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들이다.

5대 시중은행 본점 전경 (자료=각사)

■ 다자녀·양육수당 우대금리 혜택 제공

저출생 관련 적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건 KB국민은행의 ‘KB아이사랑적금’이다. 총 8.0%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10.0%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로 KB스타클럽에 등록된 가족 중 만 18세 이하가 자녀 당 1%포인트, 국민은행 통장으로 아동수당을 6회 이상 받으면 3%포인트 등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하나 아이키움 적금’, BNK경남은행의 ‘하이 베이비 적금’도 이와 유사하지만 연 최고 금리가 8.0%로 낮다. 하나 아이키움 적금은 다자녀 가구에 2.0%포인트, 양육수당 수급 또는 임산부에 2.0%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경남은행의 하이 베이비 적금은 다자녀 가구에 2.0%포인트, 상품 가입기간 내 출산 시 출산축하 우대 2.0%포인트 금리를 제공한다. 양육수당 뿐만 아니라 부모급여, 아동수당 수급자까지 대상을 늘려 2.0%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BNK부산은행의 ‘BNK아기천사적금’은 출산에 혜택이 집중됐다. 가입기간 중 첫째 출산 시 4.50%포인트, 둘째 출산 시 5.00%포인트, 셋째 이상 출산 시 5.50%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다자녀 가구에도 2.0%포인트 우대금리가 있지만 출산우대와 중복되지 않는다.

이밖에 제주은행의 ‘제주Dream 정기예금’은 다자녀 가구에만, NH농협은행의 ‘NH아동수당 우대적금’, iM뱅크의 ‘iM아동수당적금’, IBK기업은행의 ‘IBK부모급여우대적금’은 아동수당·부모급여 수급자에 대해서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우대금리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어 최고 연 금리가 4.25~6.5% 수준으로 낮다.

대출 상품의 경우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에 대해 다자녀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비교 사이트 개설했지만..한시적 특판 상품 한계

모처럼 은행권에서 저출생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상품 공시 사이트를 개설했지만 정작 비교 가능한 상품 수는 많지 않다. 다자녀·양육 수당에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 출시 집중되다 보니 한도 소진으로 판매가 중단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현재 저출산 극복 관련 예적금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패밀리 상생 적금, 40주 맘(mom) 적금 등 관련 상품을 출시했지만 한도 소진으로 일찌감치 판매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의 ‘NH상생+아이행복적금’, Sh수협은행의 ‘아가야환영해적금’ 등도 지난해 출시 한 달 여만에 한도를 소진해 현재는 저출생 극복상품 목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 차원에서 추진 중인 상생금융과 비교해서는 다양성과 지속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은 지난해 취약계층의 이자환급을 포함해 총 2조1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시행한 바 있다.

올해도 약 6000억~7000억원 규모의 민생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소상공인 대상 맞춤형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올라와 있는 상생금융 상품은 총 67종이다. 특판 보다는 조건 충족 시 원금 감면 및 금리 우대, 수수료 면제 등 지원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반면 저출생극복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인 것은 우리은행의 출생축하금 지원 프로그램 정도가 유일하다. 올해 5월 31일까지 출생아 명의 입출식 통장 개설 시 출생축하금 5만원을 신규 계좌에 즉시 입금해주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상생금융 차원에서 은행별 자율 프로그램으로 저출생 극복 지원방안들이 나왔던 만큼 올해도 관련 상품들이 지속 출시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 민생지원 TF(태스크포스)에서 저출생 극복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된 것으로 안다”면서 “은행별 소상공인 지원 규모 등이 확정되고 나면 저출생 극복 상품들을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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