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맞아 치열해진 '제3보험' 경쟁..보험업계, 건강보험 문턱 낮추고 보장↑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 돌파..초고령사회 진입
연초 신규 건강보험 선보인 보험업계..문턱 낮추고 보장 늘려
금융당국, 배타적사용권 기간 확대 추진..특허 경쟁 활성화

우용하 기자 승인 2025.01.08 10:3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자 보험사들이 연초부터 신규 건강보험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지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에선 상반기 중 배타적사용권 기간도 늘릴 방침이어서 제3보험 경쟁력을 높이려는 보험사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신규 건강보험을 선보이며 연초 소비자 모집에 나섰다. (자료=연합뉴스)

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1025만6782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5121만7221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03%를 차지한 것이며 14세 이하 인구와 15~64세 인구는 각각 546만4421명(10.67%), 3549만6018명(69.30%)으로 확인됐다.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며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란 평균 수명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를 초과한 사회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오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보다 빠른 고령화·저출산 여파로 올해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런 고령인구 증가에 맞춰 보험업계에선 제3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3보험이란 질병 혹은 상해에 걸리거나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보험으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성격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생·손보사 모두 판매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건강보험이나 요양보험, 간병보험 등이 해당한다.

제3보험 시장 성장은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잔병치레가 잦아지자 살아 있는 동안 보장받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연초부터 건강보험에서도 유병자보험의 가입 문턱을 낮추고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먼저 KB손해보험은 ‘KB 3.N.5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새롭게 출시했다. 경증 유병자부터 중증까지 모두 가능하게끔 가입 문턱을 낮췄으며 건강보험 상품을 하나로 통합해 고객이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보험료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보장 부분에선 200여개의 특약을 원하는 대로 선택하게 했고 손보업계 최초로 유병자보험에 요양·간병 관련 보장을 추가했다.

현대해상은 고객의 치료 이력을 세분화해 맞춤형 가격을 제공하는 ‘내삶엔(3N)맞춤간편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평균수명이 상승하고 건강한 유병자가 늘어나자 입원과 수술 고지 기간을 5년까지 분리해 가입유형을 35가지로 나눈 것이다. 건강관리를 유도하고 합리적인 보험료를 제안하기 위해 ‘무사고 예약전환 제도’도 신설했다. 이 제도를 통해 고객은 높은 보험료로 가입해도 가입 후 사고가 없다면 저렴한 유형으로 계약 변경을 할 수 있다.

DB생명도 1일부터 신규 건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DB손보가 판매하기 시작한 ‘실속 N 7대질병 건강보험’은 증가하는 고령인구를 고려해 치매를 포함한 주요 7대 질병을 모두 보장한다. 보장 횟수는 고객이 선택한 대로 보장받게끔 설계했으며 유병력자와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간편심사형 역시 동시에 선보였다.

신규 유병자보험 출시로 연초부터 진행되고 있는 제3보험 경쟁은 보험 특허 부문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보험상품의 특허권인 배타적사용권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배타적사용권 기간을 확대할 예정이다. 짧은 인정 기간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자 작년 10월부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연장안 적용 시 배타적사용권 기간은 기존 3~12개월에서 6~18개월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생·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서 승인된 배타적사용권은 총 30건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는 생보사 10건, 손보사 20건으로 확인됐으며 이 중 제3보험 상품은 23건에 달했다. 특히 생보사들은 제3보험 영역에서 9건의 배타적사용권 신청했다. 손보사가 여전히 70%에 달하는 제3보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에 신상품을 개발해 경쟁력과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3보험은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하고 고령화로 수요까지 증가해 생·손보 전역에서 주력 상품이 됐다”며 “상반기 중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연장되면 독점 판매도 기존보다 오래 할 수 있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상품 개발 활동 역시 한층 더 활성화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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