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절벽 다가오는데 대책은 ‘깜깜이’..신도시 재개발에 전월세 값 상승 우려도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 13만가구..2027년 7만 가구로 감소
공급 절벽에도 부진한 3기 신도시 착공..8.8 대책 관련 입법은 0건
2027년 재개발 시작 앞둔 1기 신도시..이주 수요 급증 가능성↑

우용하 기자 승인 2024.10.29 11:06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입주물량은 착공 지연 여파로 향후 2년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 절벽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8.8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후속 입법 절차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1기 신도시의 재건축까지 예고돼 공급대란과 함께 전월세값 상승 문제도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향후 2년간 감소하고 3기 신도시의 착공 지연까지 발생함에 따라 수도권의 공급 절벽 문제가 현실로 나타났다. (자료=연합뉴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예정된 수도권 아파트의 입주 물량은 12만7389가구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7만5376세대와 5만2760세대 공급된다. 8만2542세대가 공급된 올해 하반기와 비교해 매 반기마다 줄어드는 것이고 올해 전체 입주 물량과 비교 시 내년에만 무려 26.2% 감소하는 것이다.

입주 물량 감소는 2026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2026년에는 상반기 3만7546가구에 이어 하반기 3만6917세대까지 감소해 총 7만4463가구가 공급된다. 건설 경기 불황 여파로 우려됐던 공급절벽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공급대란 문제는 향후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지역에 비해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정비사업단지의 1순위 청약에 무려 49만8228건이 신청됐으며 평균 경쟁률은 75.73대 1을 기록했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6.02대 1로 수도권의 경쟁률이 비수도권에 비해 13배가량 높았다.

3기 신도시의 착공 지연도 수도권 공급 절벽문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3기 신도시에 공급 예정인 17만4122호 중 올해 말까지 착공에 들어서는 물량은 1만964호로 전체의 6.3%에 불과하다.

물론 3기 신도시의 아파트가 올해 안에 착공된다 해도 통상적으로 약 3년가량 소요돼 실제 입주는 2027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착공 시점이 계속해서 지연될 경우 입주 역시 늦어지게 돼 향후 공급문제를 가중시킬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후속 조치는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발표 당시 제시된 정책 중 17개가 법을 개정하거나 신설해야 하는데 법안이 발의됐어도 국회의 문턱에 막혀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부 발표 후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대책 관련 입법안은 단 한 개도 없다. 공급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입법 활동이 지지부진 한 상황이라 기대했던 효과를 보기까진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에 따른 이주 수요 급증 여파로 전월세 값 상승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통상 재건축 사업이 착공하게 될 경우 약 1년 전부터 주민들의 이주가 진행된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경우 선도지구의 착공 예정 시점이 2027년인 만큼 2026년부터 이주 수요가 급증할 텐데 수도권 아파트 공급 부족 시점과 맞물려 전월세 값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2012년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1·2차 재건축과 2021년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당시 각각 5000명과 3500명의 대규모 이주 소요가 발생해 인근 지역의 전셋값을 자극한 바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해 이수 수요를 해소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전월세 값 상승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1기 신도시별 이주 대책을 완성할 방침이다. 하지만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한다 해도 결국 영구임대에 거주 중인 이들의 추가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다른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실제 분양 결과에 따라 물량이 더 상승할 여력은 있지만 현재 수준으로 봤을 때 수도권 지역에 공급 대란이 오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렇다고 공급량을 무리하게 늘리면 지금 1기 신도시에서 우려되는 이주와 전월세 문제까지 쌓일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공급물량 확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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