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2차 선도지구 지정 기준 발표를 앞두고 지난해 탈락했던 단지들이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작년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들이 가격 상승 수혜를 누렸기 때문이다.
반면 1차 선도지구에선 높게 제시했던 공공기여가 분담금 부담으로 돌아왔다. 이로 인해 올해 선정될 단지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고양시 백마마을 1단지 앞에 다이아몬드블록 통합재건축 추진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우용하 기자)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6월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2차 선도지구 지정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지자체에 따라 주민 제안 방식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사업 규모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성남시는 5년치 물량을 한번에 접수 받는 공모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정비사업을 희망하는 단지가 1기 신도시 중 가장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일산과 평촌·중봉·산본에선 주민 제안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우세해 보인다.
이번 2차 지정엔 작년 1차 선정에서 탈락한 단지들의 재도전이 예상된다. 일산에선 다이아몬드 블록이라 불리는 강촌 1·2단지와 백마 1·2단지가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분당에선 파크타운과 시범한양 아파트가 거론된다. 일부 단지는 주민 의견을 취합하는 등 준비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일산 다이아본드블록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공모 방식에 대한 논의가 계속 지속됐고 추진위에선 어느 정도 파악해 왔다”며 “도시계획업체와 계약 후 작년부터 정비계획 입안을 마련해 왔는데 이번 2차 공모 신청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1차 신도시 노후 단지들이 선도지구 지정을 희망하는 것은 주거 여건 개선과 함께 가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차 선도지구로 선정된 분당 양지마을1단지 금호아파트 전용면적 84㎡ 타입은 작년 5월 14억9500만~15억4000만원의 시세를 보였다. 반면 올해 들어선 17억2800만~1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선도지구 지정 후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평촌 꿈마을 금호아파트 101㎡ 타입은 지난해 7월 12억9000만원에서 올해 14악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산본 삼성장미아파트 101㎡ 타입도 작년 6월 6억1500만원에서 지난달 7억4000만원으로 거래가가 변경됐다.
2차 선도지구 선정 경쟁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자 자칫 1차 선도지구의 사업성 악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쟁 과열로 공공기여 비율을 높게 제시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줄고 조합원 분담금은 증가할 수 있어서다.
실제 1차 선도지구들은 선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여율을 대폭 확대했다. 당시 국토부는 최우선 조건으로 주민동의율을 강조했는데 비슷할 경우엔 공공기여율을 반영했다. 하지만 여러 단지가 주민동의율 만점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공공기여 비중이 핵심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높은 공공기여율를 제시한 단지들은 분담금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분당의 선도지구에선 최대 5억~7억원 수준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선도지구 재건축 준비위원회는 성남시와 만나 사업조건 완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을 요구하기도 했다.
성남시 분당구 H 공인중개사는 “수익성 문제를 놓고 봤을 때 2차 도전 단지들은 먼저 선정된 곳을 벤치마킹하고 싶어 한다”며 “문제는 1차 선정 단지들도 정확하게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라 더 고민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방향은 달라질 수 있지만 우선은 그래도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긴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