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MBK가 노리는 건 곳간 뿐” 날선 비난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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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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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MBK 연합이 경영권 확보 작업에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로 국내 기업 인수합병 역사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아연은 17일 언론 배포 자료를 통해 “MBK의 몰락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부실기업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일반적인 사모펀드와는 동떨어진 이번 적대적 M&A를 MBK는 가장 큰 과오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사모펀드의 역할을 외면하고, 우량기업에 대한 적대적M&A와 기업 내 소유구조의 약한 고리를 공격하는 약탈적 행태를 이어가면서 주요 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지난 14일 마무리한 공개매수 결과를 두고도 “실패”라고 정의했다.
회사는 “MBK의 적대적 M&A가 실패의 멍에가 될 것”이라면서 “자본시장의 지지는 고사하고 산업계와 정치권, 정부까지 국가기간산업과 우량기업 공격에 큰 우려를 나타내면서 입지가 크게 축소되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가진 고려아연에 대해 기업 경영 준비도 없이 회사가 쌓아놓은 돈만 노리고 달려드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비철금속 제련 산업 경쟁력 악화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차전지를 비롯해 고려아연의 미래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마저 좌초할 것이라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자사의 고객과 협력사, 하청업체 들의 지지를 언급하며 MBK와 영풍 연합에 대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고도 했다.
고려아연은 “각종 사업 차질을 넘어 고려아연 곳간에 쌓여있는 돈만 보고 달려들고 있는 MBK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가져갈 경우 부실기업을 넘어 몇 년 내 껍데기 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영풍•MBK연합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회사의 자금 부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회사 측은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가 20%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목표로 하는 등 단기 수익 확대가 최우선 목표라는 점과 공개매수 과정에서 빌려온 차입금의 이자와 원금상환, 여기에 고려아연 배당금에 의존해 연명해 온 적자기업 영풍을 위한 고배당까지 감안하면 연간 수천억을 고려아연에서 빼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MBK와 영풍은 자신들이 약속한 것처럼 주당 2만 5000원의 고액 배당에 더해 자산 매각, 핵심 기술 유출 등을 전방위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체적으로는 유동화가 용이한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한 뒤 이를 배당으로 빼내고, 이익배당을 실시해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곧 중국 등 해외로 핵심 기술과 자산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고려아연은 “연간 1조 2,000억 원의 현금창출력을 자랑하는 초우량 기업”이라고 자사를 언급하면서 “통상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을 사들여 기업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기적 사모펀드와 적자 기업 경영자들이 나설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이런 탄탄한 현금창출력과 핵심 자산 즉 고려아연이 쌓아놓은 돈을 노린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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