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역대급 실적으로 활짝 웃은 손보사..장기보험 효과 ‘톡톡’, 과당경쟁은 '우려'

‘역대급’ 순익 이은 5대 손보사..장기보험∙자동차보험 선방
순익 1위 탈환한 삼성화재..메리츠∙DB손보, 2위 경쟁 ‘치열’
성과 공개 후 주주환원 기대감 ↑..‘실적 부풀리기’ 문제 우려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5.16 10:5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올해 1분기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공개했다. 장기보험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보험료를 인하한 자동차보험도 수익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본사 전경 (자료=각사)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 빅5로 여겨지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2조57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조9921억원을 달성한 것과 비교해 26.85% 증가했으며 5대 손보사 모두 괄목할 분기 실적을 냈다.

손보업계는 장기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이 업권 전반에서 긍정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한다. 장기보험은 보험 기간이 2년 이상인 보험으로 일반보험보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계약마진(CSM)이 잘 잡히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자동차보험의 선방도 실적 달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손보업계는 상생금융 일환으로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인하했다. 보험료 인하와 사고율 증가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상승할 것이란 평가가 이어졌으나 손보사들은 사업비 감소를 비롯한 효율화 전략을 통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1분기 손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지난 14일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 701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동기대비 14.6%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당기순이익이 메리츠화재에 밀려 업계 1위 자리를 내줬으나 이번 1분기 최초로 순이익 7000억원을 돌파하며 탈환에 성공했다.

특히 장기보험 위주 전략의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이익은 6.3% 증가해 4462억원을 달성했으며 1분기 신계약 CSM은 30.6%(전년동기대비) 증가한 13조7120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도 우량 고객 중심 매출 확대와 사업비 효율 개선으로 보험수익 1조3990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보다 1.3% 성장했다.

메리츠화재는 전년동기대비 23.8% 급증한 4909억원을 달성해 17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에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줬으나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이 회사 역시 올해 1분기 CSM 확보에 강점이 있는 장기보험 판매 주력했다. 그 결과 보험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4.2% 증가한 4579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장기보험의 이익이 4265억원을 달성해 15.9% 성장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2015년부터 추진한 양질의 신계약 확보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매출 성장과 장기 건전성 관리 전략이 주효해 실적 개선이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DB손보는 전년동기대비 30.4% 증가한 당기순이익 4473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장기보험의 보험이익은 전년동기보다 23.4% 성장한 563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1%포인트 증가했음에도 사업비를 줄이고 비용 효율화에 나서 942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주요 손보사가 역대급으로 평가되는 실적을 계속해서 발표하는 가운데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삼성화재는 적정자본 수준을 220%로 지정하고 초과분에 대해선 주주환원과 자본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히며 중장기 목표로 주주환원을 50%를 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손보사들이 IFRS17제도 아래 CSM을 확보하기 위한 과당경쟁으로 실적이 부풀려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손보사들 사이에선 올해 초 CSM 확보를 위한 장기인보험 과당경쟁이 발생했으며 승환계약과 해지율 증가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과당경쟁을 지속해서 지적해 왔고 보험개혁회의를 출범해 계리적 가정 신뢰성 제고와 단기 경쟁 유인 완화에 나설 예정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이 1분기 실적을 견인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과당경쟁에 따른 실적 부풀리기 우려가 나온 것도 사실이라 문제 해결을 위해 제도적인 개선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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