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상반기에만 2조원대 역대 최대 매출을 내면서 뒤를 잇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4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조 1038억원, 영업이익 65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5167억원, 영업이익은 2106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상반기 성과에는 올해 UCB와 3819억원 규모의 증액 계약을 시작으로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7건의 신규 및 증액 계약이 주효했다. 특히 최근 미국 소재 제약사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4637억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약 반년 만에 올해 누적 수주 금액 2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하반기 4공장 가동률 상승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 확대 등 분기별 안정적인 실적 신장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매출 4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 매출’ 수식어를 확보한 가운데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2분기 실적 공시를 내놓을 바이오 기업들의 호실적도 전망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올해 처음으로 3조원 이상 매출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64.12% 증가한 3조5719억원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예상 매출은 79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16% 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형 확대는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처방 확대가 이끌었다.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짐펜트라의 처방 본격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유럽에서는 램시마SC가 유럽 판매 4년만에 점유율 20%를 확보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의 유럽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SC 제형 시장에서의 미충족 수요가 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낮은 병원 접근성, 높은 정맥 주사제 투약 비용 등의 요인으로 더 큰 수요 창출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도 신속히 점유율을 확대해 환자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모멘텀은 3분기부터로 여겨진다. 신규 3공장 최종 밸리데이션에 돌입하면서 연간 25만 리터 규모 CMO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자사 상업화 제품의 생산은 물론 후속 파이프라인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품목을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상업화 제품에 대한 선수주도 늘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중심으로 의료대란 여파가 빗겨 간 것으로 확인된다”며 “직접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전통 제약사들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상업화 의약품의 성장세로 실적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한미약품·유한양행·종근당 등 R&D 중심 제약 3社 ‘실적 희비’
R&D 중심의 전통제약사인 한미약품·유한양행·종근당의 2분기 실적도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2분기 매출액 3874억원 영업이익 526억원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주요품목 로수젯, 아모잘탄의 견조한 성장세와 롤베돈DS 매출의 증가, 자회사 북경한미, 한미정밀화학의 실적이 전사적 성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와 다르게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1분기에 이어 영업이익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 오른 5260억원을 기록하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209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종근당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 감소한 3903억원, 영업이익은 33.6% 감소한 286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한양행의 영업익 감소는 연결 자회사가 된 이뮨온시아의 적자가 반영된 탓이다. 또한 렉라자, 알러지치료제 YH35324 연내 기술 이전 등 신규 R&D가 활발한 가운데 투자비용의 증가도 반영됐다.
종근당은 HK이노앤과 파트너십 종료에 따른 케이캡의 부진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 8.3%를 차지했던 자누비아의 특허만료로 인한 매출 하락도 영향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지속성장은 신약 개발에 달린 만큼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글로벌 신약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이슈를 확보하고 있어 2분기 실적 부진에도 하반기부터 성장 모멘텀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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