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실버타운 운영 기준 완화..생보업계, 시니어사업 가속화 ‘기대’

정부,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발표..실버타운 진입장벽 완화
보험연구원, 생보사 신사업 전략 제언..“고령층 특화 브랜드 필요”
요양∙신탁 시장 진출하는 생보업계..시니어사업 영향력 확대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7.25 10:4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정부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층의 주거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시니어 레지던스 확대를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생명보험업계가 요구해 온 민간사업자의 실버타운 설립 기준이 완화된 만큼 생명보험사의 시니어사업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개소 예정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광교빌리지(왼쪽), 은평빌리지(가운데), 강동빌리지(오른쪽) 조감도 (자료=KB골든라이프케어)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3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법상 개념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실버타운·실버스테이·고령자 복지주택 등 고령층이 거주하는 노인 주거 공간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정부의 활성화 방안은 내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시설 운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향후 발생 가능한 노인 주거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고령 사회는 전체 인구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이 20%를 넘어선 사회다. 통계청의 인구상황판에 따른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 비율은 현재 19.2%이지만 내년이면 20.3%를 달성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실버타운 운영 시 토지·건물 소유 의무에 대한 규제 완화로 평가된다. 현행 제도상 민간사업자가 실버타운을 운영하기 위해선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필요했으나 이번 조치로 사용권만 확보하더라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요양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선 여전히 소유권이 필요하지만 실버타운의 규제를 우선 낮춰 민간 기업의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을 촉진하려는 방침으로 보인다.

그밖에 부지 공급이 어려웠던 도시 지역의 시설 운영을 위해 도시 내 폐교나 대학시설 등을 시니어 레지던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생보업계는 정부의 발표를 반기는 분위기다. 실버타운 운영 규제 완화는 생보업계에서도 시니어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요청해 왔던 부분이며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생존을 위해 시니어사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구조의 고령화로 생보사는 향후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층 삶에 관한 회사로의 진화가 필요하다”며 “은퇴 후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는 고령층 특화 브랜드 구축을 위해 노인요양서비스·실버타운 관련 자회사 설립하고 점차 사업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생보사들은 주거와 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시니어사업 범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바탕으로 시니어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올해 4분기 경기도 성남에 주야간보호서비스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며 2028년까지 요양시설 4곳과 실버타운 2곳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시니어주거 모델 개발을 위해 현대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B라이프생명도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시설 평창카운티와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서울 은평구와 강동구, 수원 광교에 추가 시설을 오픈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평균 연령 증가로 노후 자산 관리와 상속에 대한 고객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신탁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우선 유언대용·증여·장애인·후견 등 종합재산신탁을 추진할 예정이며 출범을 앞둔 보험청구권신탁도 하반기에 판매해 시니어사업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니어사업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고령층을 겨냥한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발표로 실버타운의 설립과 운영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생보사들의 신규 시니어사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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