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티몬, 상품 공급 끊기고 PG결제 막혀 ‘사면초가’..유동성 우려·서비스 종료설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7.25 10:02 의견 0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소비자들이 위메프 본사를 찾았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유동성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

25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큐텐그룹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이 일부 셀러들의 정산 지연 사태에서 파트너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대금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자 여행상품과 백화점·홈쇼핑 등 소비재 판매도 막혀 있는 상태다.

롯데쇼핑과 현대홈쇼핑, GS리테일, 신세계, CJ ENM 등 대형 홈쇼핑 기업들은 지난 20일 발빠르게 위메프와 티몬에 상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특히 위메프·티몬과 제휴한 PG(전자지급결제대행) 업체들은 위메프·티몬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의 환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의가 빗발치면서 손해를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위메프와 티몬 결제 추정액을 근거로 추산할 때 피해 규모는 최소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티몬과 위메프의 일시적인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해당 마켓에 대한 선정산대출의 실행을 전날부터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위메프와 티몬의 서비스 종료설도 떠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24일 전직원 대상 퇴사 안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산 지연과 유동성 리스크 조짐은 앞서 6월부터 나타났다. 위메프와 티몬은 지난 6월 소형 셀러들의 2주 이상 정산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큐텐그룹은 “시스템 오류”라고 밝혔다.

당시의 입장과 다르게 현 상황은 중소 셀러들의 ‘줄도산’ 우려로 퍼졌다. 특히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여행·숙박업계의 피해가 가장 크다. 몇몇 대행사들은 위메프·티몬 미정산으로 리조트에 지급해야 할 정산금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리조트들은 채권 이슈가 발생하면서 최대 30억원 피해 규모를 입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큐텐그룹의 무리한 상장 추진과 몸집불리기가 이러한 리스크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의 2022년 기준 자본총계는 -638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보고서는 현재까지도 공시되지 않고 있다. 통상 연간·반기·분기 보고서 공시가 늦는 이유는 해당 기업이 재무적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큐텐그룹은 2022년 9월 티몬을 시작으로 2023년 인터파크커머스과 위메프, 2024년 2월 위시, 3월 AK몰 등 연이어 유통채널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티몬의 계열사 자금을 인수자금으로 끌어들이면서 유동성 문제를 야기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큐텐그룹 측은 “소액 판매자에 대한 정산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으며 규모가 큰 셀러들에게는 양해를 구하면서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서비스 종료 및 위메프 퇴사 등과 같은 소문은 루머”라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