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폐쇄 현황 공시 효과?..점포 폐쇄 2분기 33곳→3분기 5곳
2분기 은행 점포 신설·폐쇄 현황 첫 공시
5대 은행 점포 3925곳..2분기 동안 31곳 감소
주된 사유는 점주권 중복.대체수단은 대체점포
당국 제동에 감소 규모↓..“점포폐쇄 연착륙할 것”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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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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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융당국의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에 따른 은행별 영업점 신설·폐쇄 현황이 지난달 말 첫 공시됐다. 공시 이전보다 폐쇄 점포 수가 대폭 감소한 데다 하반기 통폐합이 예정된 곳도 5곳에 그치는 등 사실상 은행권 점포 폐쇄가 멈춘 모양새다.
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은행점포 신설·폐쇄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 점포 수는 3925곳이다. 전분기 3956곳에 비해 총 31곳이 줄어든 것으로 분기 중 33개 점포가 폐쇄됐고 2개 점포가 늘어난 결과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지점 21곳과 출장소 4곳을 없앴다. 신한은행이 지점 6곳과 출장소 1곳을 없앴고 농협은행도 출장소 1곳을 폐쇄했다. 우리은행은 2분기 중 점포 수 변동이 없었고 하나은행은 출장소 1곳을 늘렸다.
은행별 경영공시를 살펴보면 점포폐쇄의 주된 사유는 점주권 중복에 따른 저효율이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점주권 중복을 이유로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점 등 23곳을 없앴고 충북 청주시 오송점의 경우 점주환경 쇠퇴를 폐쇄 이유로 들었다. 서울 영등포구 KB InsighT점의 경우 프로젝트 종료에 따라 폐쇄가 결정됐다.
폐쇄 점포 25곳 중 21곳은 대체점포가 존재했다. 경기도 가평군 가평점 등 3곳은 자동화코너가 있거나 신설됐다. 서울 여의도 KB InsighT점의 경우 인근 1㎞ 이내 통합점이 있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저효율 점포를 주된 폐쇄 사유로 들었다. 경기도 김포시 김포고촌점·대구시 북구 침산동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경기도 고양시 백마점과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점 2곳은 점주중복도 폐쇄사유가 됐다.
대체수단으로는 주로 우체국 창구업무 제휴와 고기능무인자동화기기(STM) 설치가 활용됐다.
분기별 은행점포 신설·폐쇄 현황이 비교공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은행별로 경영공시를 통해 전체 점포수 현황을 연 1회 공시하는 것이 전부였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은행권의 무분별한 점포 폐쇄를 막기 위해 내실화 방안을 마련했는데 관련 공시 확대 등의 내용도 여기에 포함됐다. 금융 소비자의 알 권리를 강화하는 한편 점포폐쇄 공동절차의 이행 현황을 살펴보겠다는 취지에서다.
2분기 첫 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은행권 점포폐쇄는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중 폐쇄 점포 33곳 중 31곳이 4월에 폐쇄됐고 5월과 6월에는 각각 1곳이 폐쇄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국민은행의 KB InsighT점은 관련 프로젝트 종료가, 신한은행의 국군재정관리단 출장소는 기관협약 만기가 폐쇄 사유였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5대 은행의 영업점 통폐합은 5월 이후 0곳인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5대 은행의 점포 수는 2020년 236곳, 2021년 237곳, 지난해 199곳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 누적 65곳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하반기 통폐합 영업점 수도 신한은행 2곳, 하나은행 1곳, 농협은행 2곳에 불과하다.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에 따라 은행이 점포 폐쇄를 결정하려면 이용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전 절차를 마련해야 하고 점포 폐쇄 시 적절한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게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년 간 중복 점포 폐쇄는 은행권 전체의 대세적인 흐름이었고 이제는 어느 정도 1차적으로 정리가 된 것”이라면서 “당국에서도 점포폐쇄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에 방향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은행 거래를 하는데 있어서의 대체 자원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하면서 점포 폐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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