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폐쇄’ 멈춘 시중은행..하반기 통폐합 예정 단 3곳
5월 이후 점포 폐쇄 2곳..일반 고객 대상은 0곳
올 1~4월 81곳 폐쇄 이후 멈춘 영업점 통폐합
금융당국 ‘내실화 방안’ 여파..“5월 1일부터 적용”
“ATM·인근 점포 등 대체수단 마련에 고심”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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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11:32 | 최종 수정 2023.06.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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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비용절감을 앞세운 은행권의 무분별한 점포 폐쇄가 5월 들어 사실상 멈췄다. 하반기에도 통폐합이 예정된 영업점 수가 3곳에 그치는 등 점포 폐쇄를 자제하는 은행권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폐쇄한 점포 수는 총 2곳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8일 KB 인사이트(InsighT)점을 인근 서여의도영업부와 통폐합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2일 국군재정관리단출장소를 없애고 업무를 본점 영업부로 이관했다.
국민은행 KB 인사이트점은 IT 전문인력이 은행 업무를 보는 IT특화 영업점이고 신한은행 국군재정관리단출장소는 국군재정관리단의 업무를 담당하던 곳이다. 두 곳 모두 특수한 업무 성격을 지닌 지점이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 대상으로 한 영업점 폐쇄는 사실상 없었다
앞서 5대 은행이 올 1월부터 4월까지 총 81곳의 점포를 없앤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모습이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65곳 ▲신한은행 8곳 ▲우리은행 7곳 ▲농협은행 1곳 등이다.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 수가 대폭 줄어든 것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은 고령층 등 금융소외로 이어질 수 있는 무분별한 은행 점포 폐쇄를 막기 위해 내실화 방안을 내놨다.
은행이 점포 폐쇄를 결정하려면 이용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전 절차를 마련해야 하고 점포 폐쇄 시 적절한 대체 수단을 마련하도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5월 1일부터 내실화 방안을 시행하되 이전에 점포폐쇄가 결정되거나 점포가 폐쇄되는 경우에도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 이를 적용하도록 했다.
금융당국 주도로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가 개정되면서 시중은행의 영업점 감축 논의는 잠정 중단됐다. 앞서 통폐합이 결정돼 영업점을 없앨 때도 내실화 방안을 준수하기 위해 각별히 주위를 기울이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내달 전북 익산중앙출장소를 인근 익산공단점과 통폐합하면서 ATM기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출장소의 경우 대면 업무하는 직원만 빠지고 손님들이 대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ATM 공간을 따로 남겨 둔다”며 “모지점과 거리가 멀지 않아 이용에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내달 8일 전남 목포2호광장지점을, 8월 4일에는 여의도역출장소를 각각 인근 점포와 통합한다. 두 곳 모두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 이전에 통폐합이 결정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목포2호광장지점의 경우 통폐합하는 영업점과의 1㎞ 안에 지역 농축협이 있어 대체 수단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역출장소의 경우 통폐합 예정인 여의도지점과 700m 거리에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은행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결론을 바탕으로 향후 점포 폐쇄 계획을 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4개월여 동안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을 위해 논의한 결과물에 점포 폐쇄 방안 등도 담길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가이드를 제시하면 요건에 맞게 점포 통폐합이나 폐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은행 거래를 하는데 있어서의 대체 자원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하면서 점포 폐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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