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LG전자가 8일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자사 올레드 TV 신제품을 언론에 공개하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곳은 10년 전인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의 올레드 TV를 선보인 장소다. LG전자는 그간 양산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올레드TV의 미래를 믿고 지속적으로 품질을 개선해 세계 최초로 상품화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스스로 발광해 명암비, 색재현력이 압도적으로 우수한 올레드TV는 이후 LCD TV 중심인 시장에서 독보적인 프리미엄 TV 위치를 차지했다.
8일의 신제품 발표회는 그런 올레드 TV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지만 공교롭게도 경쟁사인 삼성전자 올레드 TV 발표일보다 하루 앞서 이뤄졌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도 자신만만함을 알리기 위한 자리인지, 혹은 조급함에 의도적으로 전날 발표회를 가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8일 LG전자의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10년에 걸친 올레드 TV의 개선과 혁신, 발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10년 전 55인치 1100만원에서 시작한 올레드 TV
기억을 10년 전으로 돌려보면 2013년 LG전자는 '꿈의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당시 LG전자가 출시한 제품은 55인치 제품으로 해상도도 풀HD에 그쳤지만 출시가격이 11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수율을 높이고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춰 2023년형 신제품은 UHD 해상도 65인치 올레드 TV 출시가격이 319만원으로 확 낮아졌다.
LG전자의 2023년 올레드 TV 가격은 낮아졌지만 밝기는 10년간 3배 강해졌고 잔상에 대한 내구성도 3배 증가했다. 그와 반대로 에너지 소비전력은 약 40% 줄어들며 10년 전과 비교 시 확연히 향상된 성능을 자랑한다.
대표적으로 '밝기 향상 기술(Brightness Booster Max)'을 사용한 고급 모델 'LG 올레드 에보(83/77/65/55G3) 시리즈는 전년도 올레드 에보(G2)보다 최대 밝기가 30%나 증가했다. 실제 올해 제품(G3)과 지난해 제품(G2)을 비교하면 밝기, 색감, 명암비, 디테일이 크게 향상됐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햇빛이 반사되는 물결, 하늘과 구름의 질감, 피부 톤의 선명함 등에서 올레드 에보 G3 시리즈의 화질은 가히 압권이다. 이쯤 되면 그간 LCD TV(LED TV)에 비해 아쉽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밝기도 더 이상 문제삼지 못한다.
올레드 TV는 화면을 크게 키우기 어렵다는 지적도 올해 97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하면서 쏙 들어갔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인 97인치 신제품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며 출시 가격도 3000만원대로 낮아졌다. 최고급 사양, 최경량, 최박형, 최대 화면 크기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의 모든 것을 갖춘 제품임을 감안하면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CES 2023에서 공개한 무선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프리미엄 TV를 보다 심플하고 아름답게 배치하고 싶은 이들의 요구까지 충족시켜 주는 제품이다.
이처럼 LG전자는 소형 올레드 TV, 게이밍용 올레드 TV,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 무선 올레드 TV, 프리미엄 대화면 올레드 TV, 롤러블 올레드 TV, 8K 올레드 TV 등 총 7개 시리즈 29개 모델로 촘촘하게 라인업을 구성, 삼성전자의 올레드 TV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HE 연구소장인 정재철 전무는 "글로벌 TV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고 그 변곡점에 올레드 TV가 있다. 이제 올레드 TV가 시장 변화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LG전자만이 올레드에 확신을 가지고 10년간 역사를 만들어왔고 현재는 전 세계 21개 브랜드가 올레드 TV를 내놓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올레드 TV를 인정한다는 증거이자 LG전자의 선택이 옳았다는 증거다"라고 올레드 TV 10주년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 LG 올레드 TV, 신소재로 번인 걱정 덜고 사용자 패턴까지 연구
신제품 발표회에서 가장 와닿은 부분은 번인(잔상)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부분이다. 그간 올레드 TV는 유기물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적(R)·녹(G)·청(B) 소자의 수명이 줄어들며 색상이 변하거나 장시간 같은 화면을 보면 해당 픽셀이 타면서 화면에 얼룩처럼 잔상을 남기는 현상이 아킬레스 건이었다. 가뜩이나 비싼 TV인데 2~3년 만에 잔상이 생긴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지난해부터는 소자에 들어가는 수소를 중수소로 대체해 청색 등의 소자 수명을 대폭 늘렸다.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10년간 올레드 TV를 개발하며 잔상에 대해 연구하니 '학문'이 아니라 '경험'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를 여럿 바꾸고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다. 그리고 경험의 영역으로 가게 되면 고객의 시청 패턴에 대한 데이터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LG 올레드 TV는 기술을 개선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사용 경험과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아 어떻게 시청하는지 고객 경험에 맞춰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재철 전무는 "잔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재 개구율(효율)이 좋아야 한다. 이는 낮은 소비전력으로 올렸다. 여기에 올레드 TV 전용 인공지능 화질·음질 엔진인 '알파9 프로세서'도 6세대에서는 화질에 대한 최적화와 잔상에 대한 10여 가지 기술 노하우가 집적돼 있다. 이는 타사 올레드 TV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재 21개 브랜드가 올레드 TV를 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LG전자의 올레드 TV가 시장 점유율 60%를 초과하고 있다.
■ 화질은 기본, 사용 편의성 더해 '원조'의 저력 이어간다
LG전자의 올레드 TV는 삼성전자와의 경쟁보다 프리미엄 TV의 경험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하드웨어의 발전에 맞춰 최대 10명까지 고객 프로필을 입력하고 즐겨 보는 콘텐츠 정보를 띄우거나 자신만의 원하는 화질을 간편하게 설정하는 등 맞춤형 고객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어를 확대해서 보여주거나 귀가 잘 안 들리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TV 볼륨과 블루투스 헤드셋의 볼륨을 따로 조절할 수 있는 듀얼 오디오 출력기능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10년간 업계 1등이었던 만큼 '원조' 올레드 TV의 저력을 과시한 셈이다.
과거 LG전자는 브라운관 TV를 광고할 때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HE 플랫폼사업담당 조병하 전무는 "올레드 TV 10년을 맞이한 현재,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슬로건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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