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카카오 '끈' 떨어진 클레이튼..홀로서기 성공할까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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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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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가 만든 메인넷 '클레이튼(Klaytn)'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출범 당시 '카카오 코인'이라고 불리며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주목을 받았지만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3년간 운영하다 싱가폴에 위치한 크러스트 유니버스(Krust Universe)로 사업이 이관됐고 그 후로도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내고 다시 크러스트에서 독립한 클래이튼 재단으로 이관됐다.
그 과정에서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클레이튼 재단은 재무적으로 카카오와 완전히 독립된 비영리법인"임을 강조했다. 사실강 카카오 자회사였기에 주목받았던 클레이튼을 두고 이제는 "카카오와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2019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Klaytn) 메인넷을 공개하고 일찌감치 국내외 주요 기업들을 주축으로 한 '거버넌스 카운슬(Governance Council)'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당시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와 유용성을 증명해 대중화(Mass Adoption)를 이끄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플랫폼"임을 강조했고 블록 생성 및 확정 시간을 줄이며 한국형 메인넷의 선두주자로 올라설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감은 3년이 지난 현재 온데간데 없다. 시장이 너무 안 좋았다는 핑계를 대기에는 2021년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성장했는데 정작 거버넌스 카운슬 멤버들이 대거 이탈했고 2020년 11월 2일에는 클레이를 활용한 스테이킹 서비스 '클레이스테이션(KLAYSTATION)'의 도메인 관리 계정이 해킹당했다. 뿐만 아니라 2021년 11월 13일에는 약 40시간가량 블록 생성을 못하고 메인넷 가동이 중지됐었다. 이후로도 2022년에는 클레이튼 메인넷에서 작동하는 디파이(DeFi) 서비스 '클레이스왑(KLAYswap)'에서 22억원 규모의 가상잔이 해킹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사이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메인넷 운영과 블록체인 관련 여러 사업들을 싱가포르에 설립된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 유니버스에 이관하며 클레이튼 사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클레이튼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카카오의 핵심 인물들이 크러스트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크러스트의 대표를 맡았다. 송 대표는 카카오 창업 원년 멤버이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그간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카카오 경영 전반에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 외에도 역시 카카오 창업 멤버이자 김 의장의 측근인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책임자(CSO)도 크러스트에 합류했다. 카카오에서 최근 6년 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신정환 전 총괄부사장도 크러스트에 힘을 보탰다. 이렇게 '김범수 라인'이 뭉쳐 드림팀을 구성했지만 크러스트도 별 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렇게 클레이튼과 관련된 사업이 지지부진한 동안 클레이튼 메인넷의 기축통화인 클레이(KLAY)의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그라운드X와 협의도 앞다퉈 상장시킨 클레이는 한때 48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7일 현재는 3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인 6일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클레이 미유통 물량 약 74억8000개 중 약 70%인 52억8000개를 소각한다고 밝혔지만 클레이의 가격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6일 "클레이의 인플레이션율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디플레이션이 가능한 통화로 발전하겠다"며 "클레이튼 블록체인 메인넷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자체 수익만으로도 운영되는 형태로 나아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말 자체가 지금까지 수익을 못 낸 프로젝트임을 인정한 셈이다. 여기에 '재무적으로 카카오와 완전히 독립된' 만큼 이제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프로젝트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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