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꼽혔던 테라가 급등하기 전, 국내 대표 프로젝트로 꼽혔던 클레이튼이 끝없는 하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정작 클레이튼 재단은 홈페이지에 2022년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내용을 실어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클레이튼 재단은 지난해 12월 30일 2022년 한 해 사업 운영 내용이 짧게 요약된 '연말회고(KLAYTN 2022: A YEAR IN REVIEW)'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클레이튼 재단은 지난해 570만개 이상의 활성 주소와 더불어 클레이튼 네트워크에 구축된 300개 이상의 프로젝트 생태계를 만들었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를 온보딩하고 인기 게임인 디파이 킹덤(DeFi Kingdoms)과 제2의 나라(Ni No Kuni: Cross Worlds)를 온보딩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클레이튼의 기축통화인 클레이(KLAY)는 전세계 68개 주요 중앙화 거래소(CEX)와 24개 탈중앙화 거래소(DEX) 상장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KLAY는 지난해 3월 29일 이후 급격히 하락해 2023년 1월 3일 코인마켓캡 기준 개당 189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가장 가격이 높았던 2021년 3월 31일 가격인 4819원 대비 무려 96%나 폭락한 수치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했기에 '카카오코인'이란 평가를 받아왔던 것에 비춰왔던 것을 떠올리면 상상 이상으로 가격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가격 붕괴를 두고 클레이튼의 기술력과 가치에 대해 회의론적인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클레이튼이 거버넌스 카운슬(GC) 멤버1 투표를 통해 어느 누구에게나 참여 기회가 열려 있는 '퍼미션리스 블록체인(Permissionless Blockchain)'으로의 전환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별 기대를 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다.
클레이튼의 퍼미션리스 블록체인 운영 방식은 '개방된 블록 검증 참여'를 골자로 한다. 즉 일반 사용자의 블록 검증 참여를 늘려 클레이튼 생태계의 탈중앙화를 점진적으로 실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과도하게 중앙화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클레이튼이 갑자기 탈중앙화로의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을 두고 투자자들은 "코인 가격 하락 이후 책임회피를 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직 블록 보상 분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KLAY 가격이 고점 대비 96%가량 하락했고, 거버넌스 카운슬(GC)의 스테이킹 물량이 상당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검증 참여로 실제 나눠 받게 될 이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약 3166만 KLAY의 전송이 리저브 지갑에서 익명의 초기 투자자에게 전송된 것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논란 직후 클레이튼 재단이 "기존 '제네시스'와 현재 '리저브' 라벨 때문에 오해가 생기는 것"이라며 "초기 지급 물량을 제외한 모든 클레이는 '제네시스' 지갑에서 리저브 1, 2 두 지갑으로 통합돼 보관 중"이라고 해명하고 "현재 리저브 1, 2 지갑에 약 72억 클레이가 남아있다"고 밝혔지만 무너진 클레이튼 재단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물론 KLAY 코인 가격 하락에 대해서 클레이튼 재단으로서도 변명할 여지는 있다. 당초 그라운드X는 KLAY를 무료로 배포했으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카카오 코인'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투자자들의 KLAY 매집이 증가하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임의로 상장하며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강제로 생성된 시세는 클레이튼 재단이 신규 프로젝트 유치를 위해 '클레이튼 그로쓰 펀드(Klaytn Growth Fund, KGF)'와 '클레이튼 임프로브먼트 펀드(Klaytn Improvement Fund, KIF)'를 남발한 탓에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클레이튼 네트워크를 활용해 디앱(dApp)을 선보인 여러 프로젝트들이 가격 하락을 이유로 클레이튼 생태계에서 이탈하거나 클레이튼 외에 다른 메인넷도 활용하는 멀티체인 전략을 펼치며 클레이튼 네트워크의 커뮤니티도 급격히 약화됐다.
클레이튼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크러스트가 외부 활동을 소흘이 하고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은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투자자들은 "KLAY의 가격은 무너졌는데 지난해 업적만을 알리는 것은 클레이튼 재단의 신뢰를 또 한 차례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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