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HOT CEO] 넷마블 권영식 대표..자체 IP 확보·플랫폼 다변화 시도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2.19 09:59 의견 1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권영식 넷마블 대표 [자료=넷마블]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지난 1월 27일 넷마블이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사옥 '지타워'에서 제5회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를 개최하고 타사 대비 부족한 자체 IP(지식재산권) 비중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타사 대비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우리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2022년에는 새롭게 개발되는 신작에서는 고유 IP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PC와 콘솔 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넷마블은 2023년까지 출시 예정인 20종의 신작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권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청사진도 공개하며 넷마블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3년만에 개최된 넷마블의 경영전략 발표회인 NTP 행사에서 권 대표는 넷마블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권 대표는 넷마블의 대표이며 동시에 자회사인 넷마블네오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2014년 8월 1일 CJ그룹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CJ E&M으로부터 물적 분할해 독립신설법인이 된 'CJ 넷마블'로 새롭게 출발하면서부터 넷마블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창업한 '아이링크'에 합류하면서 20년 넘게 방 의장과 함께 하고 있다. 권 대표는 잠시 넷마블을 떠나 중소 게임유통회사 '지아이게임즈'를 설립하기도 했는데 이 때에도 방 의장이 투자를 하는 등 방 의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CJ 인터넷 퍼블리싱사업 본부장을 역임했고 2014년부터 CJ게임즈 대표이사를 맡았다.

권 대표는 CJ게임즈 대표이사를 맡다가 회사가 CJ넷마블과 통합한 뒤 넷마블게임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권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게임 배급사업을 하며 넷마블의 히트작 다수를 선보인 것이 권 대표이기 때문이다. 그간 그의 손을 거친 게임으로는 '카르마', '서든어택', '마구마구', '그랜드체이스' 등 셀 수 없이 많다.

2010년 3월 돌연 사퇴해 지가이게임즈를 설립했다가도 2011년 6월 방 의장과 함께 CJ E&M으로 복귀한 그는 복귀 직후 당시 넥슨과 분쟁 중이던 '서든어택' 문제를 해결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 공로로 2011년 11월, CJ 게임즈 대표가 됐고, 넷마블은 CJ E&M의 품을 떠나 홀로서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14년간 게임업계에 몸 담으며 히트작을 보는 안목을 길러온 권 대표는 2011년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38.3%에 불과했지만 앞으로 게임업계의 향방은 모바일 게임에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후 권 대표는 모바일 게임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이 시기에 성공을 거둔 게임으로는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이며, 이 모바일게임들의 성공으로 인해 넷마블은 2015년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 캐주얼 게임의 성공과 외부 IP 활용으로 몸집 키우다

넷마블은 2019년부터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넷마블은 2021년 2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25%를 캐주얼 게임에서 거뒀다.

넷마블은 2018년 실시한 제4회 NTP에서 사업전략으로 플랫폼 확장, 자체 지식재산권 육성, 인공지능게임 개발 등과 함께 '새로운 장르 개척'을 내세웠다. 특히 일본과 미국 등 '빅마켓' 공략을 더욱 가열차게 해 RPG의 세계화 전략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2017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일본과 유럽, 미국 등지에 출시됐는데 일본에서는 사전예약만으로 163만명이 몰렸고 출시 첫날 앱스토어 무료 게임 1위를 기록했다.

또 2019년 6월 출시한 캐주얼 게임 'BTS월드'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 게임은 출시 14시간 만에 33개 나라의 앱스토어에서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 자체 IP 확보에 플랫폼 다변화 전략으로 변화 시도

하지만 넷마블도 고민은 있었다. 다른 회사의 IP를 활용해 게임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보니 자체 IP의 경쟁력이 너무 낮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가 스튜디오 지브리와 레벨파이브가 합작한 니노쿠니 시리즈의 IP를 활용해 제작된 게임이며 '마블 퓨처파이트'는 마블 코믹스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이후로도 넷마블은 마블의 2번째 IP 활용 대작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비롯해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해외 IP를 활용한 게임이 다수 출시됐으며, 이 게임이 현재 넷마블의 주력 게임이 됐다.

이에 권 대표는 지난 제5회 NTP와 올해 실적발표에서 자체 IP 신작을 다수 출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출시된 자체 IP 게임으로는 '머지 쿵야 아일랜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얼리 엑세스)' 등이 있으며 이후로도 스튜디오 드래곤과 협력해 '아스달 연대기'라는 IP도 함께 만들어갈 계획이다.

여기에 게임 콘솔까지 더해 플랫폼을 다각화하고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게임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나간다. 권 대표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게임이 대세로 떠올랐고 넷마블 역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자체 기축통화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MBX’와 ‘MBX 월렛’ 서비스를 지난 3월17일 정식 출시했다. MBX는 클레이튼 메인넷을 사용으로 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다. 다만 국내에서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한 P2E(Play to Earn) 게임이 허가되지 않고 있어 블록체인 게임은 당분간 글로벌 시장만을 타깃으로 삼게 된다.

■ ESG 경영에도 힘 쏟는 넷마블..장애인 지원 대폭 확대

권 대표는 ESG에도 힘을 쏟고 있다. 넷마블은 2021년 12월28일에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ESG경영위원회는 ESG 정책과 주요 사항 심의·의결 기구로 넷마블 ESG 경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2021년 입주한 신사옥 지타워(G-Tower)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넷마블은 신사옥을 통해 연간 53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18년에는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했다.

2019년에는 게임업계 최초로 장애인 선수단을 창단하고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 및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내외 각종 대회에 참여하는 한편, 안정적인 고용 환경 및 체계적인 훈련 기회를 제공해 장애인 체육 진흥과 장애인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 8월 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고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하는 등의 활동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10월 게임업계 최초로 제15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어 넷마블은 지난해 1월 자회사형 장애인표준 사업장인 '조인핸즈네트워크'을 설립하고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했다.

넷마블은 2021년부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서는 취업규칙을 통해 성별,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학교, 혼인, 임신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했다.

권 대표는 "기후위기 대응, 환경보전 등 다음 세대를 위한 활동에 앞장서겠다"며 "현재의 건전하고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투명한 정보 공개, 건정한 의사결정 등 선진 경영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권영식 넷마블 대표 경력 및 약력

1968년 출생
1991년 유풍상사 영업부
1999년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
2000년 아이링크 마케팅부
2002~2010년 : CJ인터넷(CJ E&M 넷마블 전신) 퍼블리싱사업 본부장
2002년 CJ인터넷 상무
2010년 지아이게임즈 대표이사
2011년~2014년 CJ E&M 넷마블 기획실장
2014. 8~현재 : CJ 넷마블(현 넷마블게임즈) 대표이사
2015년 넷마블네오 대표이사 겸직
2016년 넷마블 대표 선임

■ 경영비전

재미있는 게임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글로벌 게임문화를 이끌어나가자

■ 한줄 어록

"선택적 근로시간제가 도입되면서 임직원의 유연한 근로시간 관리를 통한 업무 효율성과 일과 삶의 균형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임직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효율적 기업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다."

-2018년 5월 8일 넷마블에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면서

"자체 IP를 활용한 후속작과 PC콘솔 플랫폼 확대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신작 라인업은 20여 종으로, 자체 IP 비중이 75%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신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 2022년 1월 27일 제5회 NTP에서 자체 IP 강화를 언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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