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가상자산 시장은 올 한 해 동안 커다란 악재에 줄곧 시달렸다. 5월에는 테라-루나 사태가, 11월에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으로 가상자산은 2018년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다 최근 불거진 위메이드 사태까지 더해지며 가상자산 거래량은 다시 한 번 줄어드는 '크립토 윈터'를 보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의 위기의식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일찍이 국내 1위 거래소였던 빗썸은 업비트 등장 이후 1위 자리를 빼앗겼고, 그 후 1위를 탈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5월 30일 이재원 대표가 새롭게 빗썸의 대표가 되면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먼저 사용자와의 접점인 앱의 UX/UI에 변화를 두는 한편 고객의 민원 처리 속도를 높이며 빗썸 이용자와의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 이재원 대표, 거래소 고객의 불편함 집중 개선
권도형 대표의 테라-루나 사태로 수십조원 규모의 피해자가 발생하던 지난 5월, 빗썸의 새 수장이 된 이 대표는 IT 전문가다. 과거 LG CNS, IGE, 어피니티미디어, IMI 등에서 근무한 그는 현재 당면한 빗썸의 문제점이 거래 편의성과 투명성에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개선하는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대표직 선임 후 빗썸의 고객 편의성 개선 및 보안 강화에 힘을 싣는 동시에 UX/UI를 대폭 개선하고 고객지원센터의 고객 문의유형을 효율적으로 정리해 민원 처리속도를 높였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움직이는 가상자산 거래소 특성상 고객의 민원처리도 그에 걸맞게 쉼 없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빗썸 거객지원센터는 고객들의 문의에 신속한 답변과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고객문의 유형을 100여 개로 카테고리화해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상반기 빗썸 민원 처리율이 94.3%로 대폭 향상됐다.
이 대표는 가상자산 거래 시 주문가능 금액이 부족할 경우 화면 이탈 없이 간편하게 원화를 입금하거나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가상자산을 관리하고 순서를 편집할 수 있는 등 다수의 편의 기능을 추가했다.
또 국내 주요 금융사 플랫폼과 연동을 통해 더욱 편리한 가상자산 시세조회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카카오페이 등 4사 플랫폼과 협업해 빗썸 이용자는 ▲삼성증권 '엠팝(mPOP)', ▲NH투자증권 '나무', 'QV(큐브),' ▲신한투자증권 '알파', ▲카카오페이 등에서 빗썸에 보유한 가상자산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 고객 혜택 대폭 확대해 고객 '록인(Lock-In)'
빗썸은 또 빗썸 이용자가 타 거래소를 이용하지 않고 빗썸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새로운 혜택도 마련했다. 거래량이 줄어들며 수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고객 혜택 확대는 빗썸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시도하는 일종의 '승부처'로 보인다.
빗썸은 기존 스테이킹 서비스를 리브랜딩한 '빗썸 플러스'와 이용자의 거래 수수료를 일부 돌려주는 '빗썸 마일리지' 서비스를 새롭게 추가했다.
빗썸플러스의 특징은 자산 동결이 없는 스테이킹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지분증명(PoS) 기반 토큰 스테이킹 서비스들은 토큰을 메인넷에 일정 기간 묶어두며 네트워크 보안성을 강화하는 대가로 보상을 지급한다. 이와 달리 빗썸플러스는 유동성 제한 없이 가상자산을 빗썸 거래소 내부에 보유하기만 해도 보상을 지급한다. PoS 형식과 달리 별도의 출금 제한이 없어 투자자는 해당 가상자산을 자유롭게 거래하거나 외부 지갑으로 출금할 수도 있다.
빗썸 마일리지는 고객확인(KYC)을 완료한 빗썸 이용자가 거래하면 거래 수수료의 3%를 적립해주는 포인트 상품이다. 누적된 빗썸 마일리지로는 거래 수수료 쿠폰을 구매해 거래 수수료를 할인받거나 각종 거래지원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다. 추후에는 마일리지 전용 상품을 신청하면 새로운 가상자산을 받을 수 있는 '드롭스' 상품 신청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한 '빗썸메타' 육성
이 외에도 빗썸은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신사업을 목적으로 한 자회사 빗썸메타에도 집중하고 있다. 2017년 말부터 빗썸에서 글로벌 사업을 진행한 이 대표가 향후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NFT 사업이다. 일찌감치 빗썸에서 글로벌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이 대표가 NFT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이유는 향후 가상자산 거래소 단순 거래소로만은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가상자산 시장은 연이은 악재로 인해 주요 가상자산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고, 그에 따라 거래량 역시 폭락한 상태다. 거래 수수료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에서는 거래량이 급감하는 베어마켓이 너무도 어려운 시기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6%나 하락했다.
이에 이 대표는 거래 수수료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메타버스와 NFT등 신규사업을 적극 육성·발굴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 빗썸메타는 우선 NFT 런치패드 플랫폼 '네모 마켓 알파'를 출시했다. 네모 마켓 알파는 빗썸메타의 첫 번째 공식 서비스로, 대체불가능토큰(NFT) 민팅(발행)부터 화이트리스트(우선권) 관리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런치패드 서비스다. 네모 마켓 알파는 사용자가 NFT 발행과 화이트리스트 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편리하다.
빗썸메타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네모 마켓 알파 개발에는 LG CNS의 블록체인사업단과 애플리케이션 현대화(AM) 기술 전문 조직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빌드 센터', '클라우드 네이티브 론치 센터'가 참여했다.
■ 이재원 대표 경력 및 약력
-1970년생
-LG CNS, IGE, Affinitymedia, IMI 등에서 근무
-2017년 말부터 빗썸에서 글로벌 사업 담당
-빗썸코리아 경영자문실, 빗썸글로벌 실장 역임
-2022년 5월 빗썸 대표이사 선임
■ 경영비전
끊임없는 혁신으로 더 편리하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만들자
■ 한줄 어록
”투자자 보호 지원 활동을 수행할 것이다. 투자자 보호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협의체를 운영하겠다.“
- 6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대책 긴급점검 당정간담회에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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