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HOT CEO] 두나무 이석우 대표.."투명성·안정성·고객보호가 1등 비결"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2.06 08:08 | 최종 수정 2022.12.06 08:23 의견 0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이석우 두나무 대표. [자료=두나무]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국내 최대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Upbit)를 이끌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2017년 12월 두나무 대표이사로 합류하자마자 업비트를 국내 1위 거래소로 만들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가상자산, 그리고 블록체인은 대개 이과 출신, 유학파 출신들이 일찌감치 접하고 관련 사업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석우 대표는 전형적인 문과생이다. 그렇기에 그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대표가 되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었던 까닭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배움을 멈추지 않고 도전을 즐기는 기질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인문학에 관심 많던 문과생, 블록체인 기업의 수장으로

이 대표는 1966년 서울에서 이수정 전 문화부 장관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 대표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하와이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사 석사학를 받고 중앙일보에 기자로 입사, 2년 동안 사회부와 국제부 기자로 생활하며 견문을 넓혔다.

그러던 도중 배움에 부족함과 필요성을 느끼고 다시 미국 루이스앤클라크 로스쿨로 유학을 간 후 로펌에서 세법 전문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다. 2년 동안 변호사로 일하다 1999년 한국아이비엠에서 고문변호사로 영입돼 귀국했으며 2004년 NHN 법무담당 이사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기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NHN의 공동 대표였던 김범수 의장으로부터 카카오 영입을 제안받았다. 이후 2011년 7월 부사장으로 합류한 뒤 같은 해 11월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돼 글로벌, 마케팅, 대외 커뮤니케이션 등을 맡아왔다.

카카오에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들고 다음과의 합병에 기역한 이 대표는 이후 2015년 중앙일보 조인스 공동대표를 맡으며 디지털사업부에 힘을 쏟았다. 그러던 중 두나무의 대표이사 자리를 제안받아 두나무에 합류하게 됐다.

■ 카카오톡 신화의 주역, 업비트 성공신화 이어쓰다

기자, 변호사,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왔던 그에게도 블록체인은 낯설고 또 새로움이 가득한 미지의 영역이었다. 특히 보상 시스템을 갖춘 암호화된 탈중앙화 서비스이자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개발에 나서며 생태계를 키우는 독특한 블록체인 환경은 이 대표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중국어와 문학에 조예가 깊은 두나무 공동창업자인 송치형 의장과 의기투합하게 돼 두나무에 합류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벤처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두루 거친 이 대표는 항상 시스템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고심했다. 중앙일보 디지털기획실장과 조인스닷컴 공동대표를 역임했을 때에도 디지털에 최적화된 새로운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공동 기사작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많은 메신저가 서비스 중인 상황에서 카카오톡 하나로 메신저 시장을 평정했다.

그가 두나무의 대표가 된 뒤 선보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기존 거래소들보다 빠른 거래 체결, 저렴한 수수료, 그리고 무엇보다 타사보다 많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후발 코인을 지칭. 'Alternative coin'의 준말) 거래쌍 지원 등으로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폭풍 성장했다. 때마침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오르며 거래량이 폭증하기 시작했고, 업비트는 서비스 개시 2달 만에 일일 거래액 10조원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거래량에서 타사를 압도한 업비트는 2018년 4795억원의 매출과 28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가상자산 침체 분위기에 2019년과 2020년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8년의 1/3으로 뚝 떨어지는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다시 2021년 코인 광품이 불어닥치면서 업비트의 거래수수료 수익도 치솟았고, 두나무의 실적은 매출 3조7055억원, 당기순이익 2조2343억원을 기록했다.

■ 늘어난 거래량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ESG 경영 '박차'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자료=두나무]

거래량이 높아짐과 동시에 투자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대표는 업비트를 국내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에 발 빠르게 맞췄다. 업비트는 2020년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개정안 통과 후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및 인가를 받은 1호 거래소가 됐으며 지난해 5월, 100억원을 투자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를 설립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투자자보호 ▲디지털 자산 교육 ▲업비트케어 등 세가지 분야를 통해 그 동안 비대칭이었던 가상자산 관련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동시에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퍼드(FUD, Fear-Uncertainty-Doubt의 준말)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프로젝트들의 공지사항과 시장 분석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가상자산 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이들을 위한 상담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ESG 경영을 위해 2024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선언하고 '나무', '청년', '투자자 보호'라는 3개의 키워드를 선정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는 "NHN 법무담당 이사로 업계에 발을 들이고, 카카오 대표를 역임하면서 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면 그에 맞는 응당한 사회적 책임을 해야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주주에 대한 이익환원 외에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말, 두나무의 수익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 대표는 평소 생각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서둘러 이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어 두나무는 2020년 대비 2021년 기부금을 5억여 원에서 210억여 원으로 크게 늘렸다.

이 대표는 또 "블록체인 업계에서 특히 전력 문제와 관련해 환경에 대한 책임 의식이 대두되고 있으며, 주 이용자인 2030세대를 위한 사회적 고민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두나무는 지난 7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을 투자하는 청년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 업비트, 모든 디지털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

이 대표는 와인을 좋아해 과거 조인스 공동대표 시절 와인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카카오 재직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 대표는 자신의 닉네임을 스페인어로 와인을 뜻하는 비노(Vino)로 정했다. 직급에 연연하지 않고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그는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비노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친화력이 뛰어난 이 대표는 사업영역도 저항감 없이 다각도로 확장하는 유연성을 지녔다. 증권 정보 서비스 ‘증권플러스’를 시작으로 디지털 자산(업비트), 비상장주식(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온 두나무는 앞으로 서비스 지역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나아가 거래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취급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플랫폼 '업비트 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2nd block)'도 이러한 사업 확장 계획의 일환이다.

올해 초에는 하이브아메리카와 미국 내 합작법인 '레벨스(Levvels)'를 설립했다. 해당 법인은 미국 대중문화 중심지인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들을 활용한 NFT 신사업을 펼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해외로 나가면 훨씬 더 넓은 시장이 있기에 방탄소년단(BTS),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같은 훌륭한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하이브와 NFT 상품을 만들고 그것을 해외에 팔 수 있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석우 대표 경력 및 약력

1966년 서울 출생
1984년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학사
1991년 하와이 주립대학교 중국사 석사
1992년 중앙일보 기자
1997년 루이스앤드클라크대학교 법학 박사
1999년 한국IBM 고문변호사
2004년 NHN 법무담당 이사
2009년 NHN 경영정책담당 이사
2010년 NHN 미국법인 대표
2011년 카카오 공동대표
2013년 한국스마트모바일서비스협회 회장
2014년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2015년 중앙일보 조인스 공동대표
2016년 NHN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
2017년 두나무 신임대표 취임

■ 경영비전

기업의 성장이 있으면 사회적 환원이 있어야 한다

■ 한줄 어록

"업비트는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이자 블록체인 산업을 이끌어갈 대표 사업자로서 건전한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앞장서겠다. 업계 안정화에 도움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거래자 보호 및 시장 정화를 주도하겠다."
-2018년 3월 23일 불법 다단계 코인 신고자에게 포상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다단계 코인 신고제'를 운영한다고 밝히며.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은 투명성·안정성·고객보호 3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가장 중요한 3가지를 우선시하고 있기에 고객들이 업비트를 선택했다고 본다."

-9월 22일 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업비트 1등 비결을 소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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