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HOT CEO] "고객을 '찐팬'으로 만들어라"..황현식 LGU+ 사장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1.28 14:34 의견 0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자료=LG유플러스]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지난 24일 LG유플러스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부사장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6명 등 2023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 9월 황현식 사장이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 등 3대 신사업과 웹(WEB) 3.0으로 대표되는 미래기술을 '4대 플랫폼'으로 구성해 고객경험 혁신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유플러스(U+ 3.0)' 추진을 위한 인사라 평가받는다.

황 대표의 경영은 5G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오픈 플랫폼·비통신 서비스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기존 대표들보다 확실히 비통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LG유플러스 이용자보다 이동통신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채우고 있는 듯 보인다. LG유플러스 내부 출신 CEO이면서 LG유플러스에서 20년 이상이 근무한 '영업통'인 그만이 할 수 있는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 1999년부터 LG유플러스에 몸 담은 'LG맨'

지난 9월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사업 전반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개하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자료=LG유플러스]

올해로 LG유플러스 대표 3년째를 맞은 황 대표는 1991년 LG 회장실에 입사한 이후 1999년부터 LG텔레콤 사업개발팀·강남사업부장·영업전략담당, LG통신서비스팀, LG유플러스를 두루 거친 'LG유플러스 전문가'다. 23년 동안 LG유플러스와 그 전신에 몸 담았으니 여느 CEO들과 달리 LG유플러스의 속성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 5G 서비스와 영업부문을 담당하며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여 년간 LG유플러스의 영업전략을 담당해 '영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2021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선임 이후 꾸준히 LG유플러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려가고 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올해 1·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2612억·248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2851억원을 기록하는 등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947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 영업이익이 2033억원만 넘기면 '1조 클럽' 가입이 현실화된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무선 사업 부문과 IPTV(인터넷TV)·초고속 인터넷 등 스마트홈 사업 부문, 기업 인프라 사업 부문 등에서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무선 사업 부문에서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총 무선 가입자는 1947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5G 가입자가 39.5% 상승한 573만2000명을 기록하며 이통3사 중 5G 고객 비중은 50.2%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통통신(MNO) 해지율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39%포인트 개선되면서 역대 최저 수치인 1.00%를 기록했다. U+5G 9대 핵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4월 'U+5G 서비스 1.0'을 내걸고 U+가상현실, U+증강현실, U+프로야구, U+골프, U+아이돌 라이브 등을 서비스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U+게임라이브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 증강현실쇼핑, 스마트홈트 등을 묶어 'U+5G 서비스 2.0'을 내놓았다.

■ 5G 서비스 선점으로 이미지 쇄신

황 대표는 대표 취임 전부터 LG유플러스 사장으로 근무하며 5G 대중화 드라이브를 걸었다. 오래 전부터 5G 활용이 본격화되면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고객 일상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견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지난 2018년 이통3사 중 처음으로 완전 데이터 무제한 상품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8만8000원에 출시하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 확산의 물꼬를 틀었다.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가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5G 요금제를 내놨다. 5만원대 5G 요금제도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로써 '5G=LG유플러스'라는 인식을 이용자들에게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 탈 통신서비스 가속..4대 플랫폼 중심 'U+ 3.0' 시대 연다

LG유플러스의 '4대 플랫폼' 전략. [자료=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수장이 된 뒤로는 비통신사업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른바 종합 '플랫폼'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이 부분은 다른 이통사도 마찬가지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통신업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정부 규제가 존재하는 업종이고 기본적으로 내수 시장에 치우쳐 있다.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미래 먹거리를 비통신 사업과 해외 수출에서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B2B, 미디어·콘텐츠, 플랫폼 등이다.

이 중 콘텐츠 분야에서 최근 두드러진 곳은 KT다. KT는 자회사를 활용해 금융(BC카드, 케이뱅크), 부동산(KT에스테이트), 미디어·콘텐츠(나스미디어, KT스카이라이프, 플레이디, 지니뮤직, KT스튜디오지니, 밀리의 서재, 스토리위즈 등) 등을 연계해 서비스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OTT, 스트리밍 채널,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레이박스 '플레이Z(PlayZ)'를 출시했다. PlayZ를 통해 OTT를 주로 이용하는 MZ세대 수요에 대응하면서 광고 기반의 실시간 TV인 '채널Z'를 통해 32개의 무료 채널을 제공하는 광고 수익 모델을 추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설립된 SK텔레콤의 콘텐츠 자회사 '미디어에스'는 2049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종합 엔터 채널 '채널 S'를 개국하고 다양한 제작사와 사업을 제휴, 콘텐츠를 유통 중이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은 물론 SK스퀘어의 자회사인 OTT 플랫폼 '웨이브(Wavve)'의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와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20일 부산 서면에 오픈한 무인 매장 'U+언택트스토어'에 방문해 직접 셀프 개통 서비스를 체험하는 황현식 대표. [자료=LG유플러스]

이 상황에서 황 대표는 기존 'U+5G 서비스 2.0'을 강화할 방침이다. 황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비통신 사업의 매출 비중이 20%였던 것을 2025년까지 30%, 2027년까지 40%로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 케어, 웹3.0의 4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U+ 3.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비통신 사업 확대에 소극적이고 본업에 충실한 LG유플러스가 역대 가장 많은 사업 변화를 꾀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유독 서비스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구독서비스들. [자료=LG유플러스]

이 같은 변화 기조에서도 또 두드러지는 특징은 서비스의 플랫폼화, 나아가 오픈플랫폼 기조를 내걸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LG유플러스는 신규구독 플랫폼 서비스 '유독'을 출시했다. 유독은 필요한 서비스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기존 구독서비스의 고객이 원하는 특정 서비스를 위해 필요없는 상품까지 지출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유독은 제한 없이 원하는 서비스 1개 이상부터 선택할 수 있고 매월 다른 서비스로의 변경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타 이통사 이용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월 기본료나 약정 없이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1개 서비스만 선택해도 매월 최소 5% 할인을 제공하고 2개 이상 선택하면 조합에 따라 최대 50% 할인까지 가능하다. 향후에는 기존 통신 요금제와 연계, 추가 할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 화면에서 가입, 결제, 해지를 쉽게 할 수 있다. 기존 구독 서비스의 고객이 해지 메뉴를 찾는 데조차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반영했다.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 불편함을 걷어낸 점은 이통사에서 30년 이상 잔뼈가 굵은 황 대표의 경험이 반영된 결과다.

유독은 출시와 동시에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부터 요기요·쏘카·일리커피·CJ외식·GS25·레고코리아·윌라·마이셰프·폴바셋·우리돈에GS클럽·지니뮤직·클래스101·쏘카 등 다양한 분아까지 구독 가능한 상품을 늘렸다. 앞으로도 LG유플러스는 구독 가능한 상품을 늘려 올해 100개 제휴 서비스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 대표는 현재 의결권 있는 주식 4만5800주(약 5억50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LG유플러스 임원 중 2번째로 (가장 많이 보유한 이는 최택진 부사장으로 5만40주 보유) 많은 양이다.

■ 황현식 사장 경력 및 약력

-1962년생
-한양대 산업공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
-1991년 (주)LG 회장실 입사
-1999년 LG텔레콤 사업개발팀 부장
-2006년 LG텔레콤, 영업전략담당(상무)
-2010년 (주)LG 경영관리팀장(전무)
-2014년 LG유플러스 MS본부장(전무)
-2017년 LG유플러스 PS부문장(부사장)
-2020년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총괄(사장)
-2021년 LG유플러스 대표이사(사장)

■ 경영비전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고객을 이해해야 하고, 이를 위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 한줄 어록

"고객이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에 열광하고, 우리 서비스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게 제 바람이다. 경영성과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경영성과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2021년 7월 1일 사장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빼어남'이란 단순히 불편을 없애는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수준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한 가지 이상 확실하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 요소가 있어야 하고, 고객이 오직 유플러스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라는 점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2022년 1월 3일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보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을 주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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