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까지 장악한 공룡"..현대차, 중고차 진출 앞서 '주연과 악역 사이' 시선 엇갈려

수소차 점유율 52.0% '세계 1위 수성'
내년 중고차 시장 출격..기존 업체 '긴장'
독점 우려 불식·소비자 기대 충족 '과제'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6.09 15:07 의견 0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세계 수소차 1위'를 수성한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왕좌의 포효를 터뜨릴까.

현대차가 중고차 판매 준비에 나서자 기존 중고차 업체들도 이 같은 태동을 느낀 듯 '좋은 시절 다 갔다'는 탄식을 내놓는다. 반면 소비자 대다수는 '불신이 컸던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다'며 환호하는 모습이다. 악역과 주연 사이 현대차의 역할이 주목된다.

9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4월 현대차의 수소차 판매대수는 3073대로 전년(3103대)보다 1% 줄었지만 점유율은 52.0%로 전년보다 0.8%포인트 뛰었고 세계 1위 자리도 지켰다.

현대차가 수소차 1위를 거머쥔 탄력을 받아 중고차 시장도 공격적으로 파고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10년 가까이 닫혀 있던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빗장이 최근 풀리면서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차와 기아가 내년 1월부터 인증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에 4월까지는 시범 사업을 통해 인증 중고차를 팔고 5월부터 중고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방대한 데이터와 탄탄한 몸집을 가진 현대차의 중고차 출격이 예고되자 기존 중고차 업체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진다. 그들 입장에서 현대차의 중고차 진출은 시장을 잡아먹을 공룡의 등장인 셈이다.

더욱이 현대차는 최근 신차 수준의 상품화를 중심으로 한 중고차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신뢰 제고 및 중고차 매매업계와 상생을 목표로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 '고품질 인증 중고차'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사로서 기술력을 활용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친 인증 중고차만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매집 점검과 정밀 진단, 인증 검사 등 세 단계에 거친 중고차 품질 검사와 인증 체계를 마련하고 중고차 정비 등을 전담하는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 센터'도 구축한다.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한 뒤 종합해서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 정보 포털'도 만든다.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생 방안도 마련했다. 인증 중고차 대상 외의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생안에도 기존 업계는 우위를 놓칠 세라 각종 투자에 힘을 쏟으며 경쟁력을 높이고 나섰다.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는 온라인 구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점을 확장하는 등 오프라인 네트워크 투자에 돌입했다. 엔카닷컴은 일반 딜러의 중고차를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하는 '엔카 광고지원센터'를 꾸준히 신규 및 확장 오픈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과 기존 업체는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고차 매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지속할 전망이다.

소비자의 발자국이 어느 방향으로 찍힐 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된다. 기존 업체의 우려와 소비자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현대차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에 발표한 중고차 사업 방향성에 맞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고차산업이 매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 외연이 확장될 수 있도록 기존 중고차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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