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이 70% 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자료=현대차그룹)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내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0.4%로 조사됐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60.1%였던 점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현대차 전기차는 총 5346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8배 넘게 증가했다.

아이오닉5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가량 상승했고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도 1000대 넘게 팔리면서 힘을 더했다.

기아 전기차 역시 4666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운 판매량을 달성했다.

시장은 신차 효과에 국비 보조금 선제 지급이 맞물리면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석했다.

통상 연초에는 차종별 보조금이 정해지지 않아 전기차 수요가 적지만 올해에는 환경부가 예년 대비 한 달 이상 빠른 지난 1월에 보조금 지침을 발표해 지난달부터 판매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수입 전기차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34.9%에서 26.4%로 줄었다. 수입 전기차의 내수 파이 감소는 테슬라의 부진에서 비롯된 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테슬라를 처음 집계에 포함한 지난해만 하더라도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34.9%로 확인됐다. 이중 테슬라의 비중은 21%에 달했는데 테슬라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고정 수요층을 통해 극복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달 '신차 가뭄'의 여파로 테슬라의 내수 전기차 점유율은 15.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모델Y의 부분 변경 모델인 '모델Y 주니퍼'가 국내에 정식 입고돼야 전환을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다만 내수 전기차 시장에선 중국 전기차의 등장이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중국 비야디(BYD)는 BYD코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국내에 중고차 수입·유통 법인인 BYD코리아오토를 설립하면서 국내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캐즘에도 현대차, 기아의 신차들이 국내 전기차 시장을 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