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대출 어쩌나..카카오·토스뱅크, 고객 신용등급 놓고 대출전략 달라
카카오뱅크, 새해도 고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중단
“가계대출 관리 계획 준수..중저신용 대출 확대 전념”
토스뱅크, 새해 신용대출 재개..“폭넓은 대출 기회 제공”
“신용점수로 편가르지 않겠다”..포용금융 자신감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1.03 11:21 | 최종 수정 2022.01.04 07:4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고신용자 대출을 놓고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대출 영업 전략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새해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토스뱅크는 신용등급 구분 없이 폭넓은 대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새해에도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대출의 신규 판매 중단 조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고신용자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해 왔다.
당초 가계대출 한도가 재설정되는 새해가 되면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대출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중단 기간도 지난해 12월 31일로 명시돼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돌연 대출상품 신규 신청 중단을 ‘추후 공지 시까지’로 연장한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규 판매 중단기간은 미정이며 재개 여부는 금융시장 등의 여건을 감안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내년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계획을 준수하면서 고신용 고객 대상 신용대출보다는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확대에 전념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금융당국이 요청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실패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요구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연말 목표치는 20.8%였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13.4% 달성에 그쳤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가장 낮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내년 말까지 3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고신용자 대출을 재개하기는 부담이 크다.
반면 토스뱅크는 지난 1일 신용대출을 재개하면서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모두에게 대출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0월 토스뱅크는 출범 9일 만에 금융당국이 정한 대출 총량 한도를 소진해 대출 영업을 중단했었다.
토스뱅크는 이번 대출영업 재개를 통해 고객들에게 ‘내 한도 조회’ 서비스 클릭 한 번으로 맞춤형 한도와 금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들을 신용점수에 따라 편가르지 않고 동등한 대출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 고신용자 대출을 제한하는 것을 겨낭한 말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고객을 맞춤형으로 분석해 ‘실질소득’을 기반으로 신규 대출여력을 판단하기 때문에 고신용자부터 중·저신용자까지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토스뱅크는 비록 올해 대출이 조기 중단됐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서 28.2%를 기록했다. 일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때는 3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각각 13.7%, 13.4%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하지만 토스뱅크도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42%까지 늘려야 하는 만큼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 비중이 이미 많이 높은 다른 인터넷은행과 달리 토스뱅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며 “0에서 시작하니까 중저신용자 비중을 맞추면서 고신용자에게도 대출을 내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