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계속된 불황과 원가율 상승으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작년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불확실성 감소와 수익성 낮은 현장 해소로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왼쪽부터)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자료=각사)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산은 오는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HDC현산 다음으론 DL이앤씨와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29일 발표한다. 30일에는 삼성물산이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이번 1분기 건설사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주요 증권사 리포트를 취합한 결과 5대 건설사(현대·삼성·DL·대우·GS)의 1분기 매출 총액은 평균 3조7636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79%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3위를 차지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의 실적은 모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서 삼성물산의 1분기 영업이익은 6714억원으로 추정됐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각각 1887억원, 849억원으로 전망됐다. 작년과 비교해 ▲삼성물산 5.74% ▲현대건설 24.79% ▲대우건설 26.02% 줄어든 것이다.
이에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업 보고서에서 “전반적으로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고 분양 환경도 좋지 않아 긍정적인 내용이 담기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건설업계의 실적 위축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더해 원가율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물산을 제외한 10대 건설사의 원가율은 작년 말 기준 96.1%로 집계됐다. 1년 새 0.4%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각각 105.4%, 100.7%를 기록하면서 원가율 1, 2위를 기록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90%를 하회한 곳은 DL이앤씨가 유일했다.
DL이앤씨는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56% 증가한 856억원으로 전망됐다. 한화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45.9% 오른 영업이익 888억원을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797억원으로 분석했다.
HDC현산과 GS건설 역시 빅3 건설사와 달리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어 보인다. 증권가에서 평가한 HDC현산과 GS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575억원, 812억원으로 전망됐다. 작년과 비교해 38.26%, 15.18%씩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 건설사 모두 작년 1분기에 영업이익이 30~50%가량 급감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L이앤씨와 HDC현산, GS건설에선 원가율 하향까지 확인돼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오는 6월 조기 대선 확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감소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출범될 기업구조조정(CR) 리츠도 건설사 자금 흐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CR리츠는 이달 대구를 시작으로 올해 부산과 경주 등에 조성될 방침이다.
일각에선 2021년~2022년 착공 물량 해소가 더해져 업황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가 업황 환경 바닥에 도달하는 시점이 될 것 같다”며 “대신 실적에서 수익성 약한 현장 비중이 줄고 위축된 분양 시장도 대선 후 활성화된다면 하반기엔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