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토스뱅크가 새해 첫날 일시 중단했던 대출을 재개한다. 기존에 ‘무조건’ 연 2% 금리를 제공하던 토스뱅크 통장의 수신금리도 일부 조정해 상시 판매 체제를 갖춘다.
출범 후 3개월 동안 사실상 ‘반쪽 영업’을 해왔던 토스뱅크가 내년 본격적인 영업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 새해 첫날 대출 업무 재개를 알렸다.
재개되는 상품은 토스뱅크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비상금 대출 등 3종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최대 2억7000만원의 한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마이너스통장도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다만 지난 5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2.7%에서 3.16%로, 마이너스통장은 최저 3.26%에서 3.66%로 소폭 인상됐다. 지난달 말 기준금리가 1%대로 인상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대출 서비스가 다시 열린다”며 “한 번의 클릭만으로 한도를 조회하고 내게 맞춘 최적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토스뱅크는 출범 9일 만인 지난 10월 18일 대출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당국에서 권고한 올해 대출 한도 5000억원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해를 넘기면 대출 한도가 리셋되는 만큼 새해 첫날부터 서둘러 대출 영업을 재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금융당국은 내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4~5% 수준으로 잡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출범 초기임을 감안해 다소 느슨하게 적용한다.
특히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토스뱅크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관련해 당국과 계속 논의 중”이라면서 “올해 전혀 영업을 못했으니까 내년에는 규제가 좀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록 조기 중단됐지만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초기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강조했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비중이 28.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각각 13.7%, 13.4%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일별로 살펴봤을 때 중금리대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때가 33%였다”면서 “비록 대출 영업이 중단됐지만 연말 목표치로 제시한 34.9% 달성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대출 재개한 이후인 내달 5일부터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던 토스뱅크 통장의 수신금리 조건을 일부 변경한다. 1억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연 2% 금리가 유지되지만 1억원을 초과할 경우 연 0.1% 금리를 적용한다.
통상 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 금리가 0.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 다만 사실상 수신한도가 생기면서 1억원 이상의 금액을 맡겼던 고객들의 이자는 대폭 줄어든다.
토스뱅크는 출범 직후부터 여신 규모는 5000억원으로 고정된 채 연 2% 고금리의 수신 규모만 커지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번 금리 변경으로 대출한도 소진에 따른 경영상 부담도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도 상관없이 연 2% 금리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대출 재개 시점에 맞춰 역마진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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