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1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2%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자료=빙그레)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빙그레가 지난해 실적 호조를 이어받아 올해 1분기도 상승세를 이어간다. 다만 최근 오너 일가 관련 리스크와 주주가치 제고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빙그레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1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2%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24% 감소한 206억원으로 추정되지만 빙과 성수기 이전 구간임에도 수익성 방어를 했다는 평가다.

동남아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1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2분기부터는 성수기와 맞물려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지난해 4분기부터 브랜드 정비 효과가 나타났고 본격적인 흑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실적 개선에도 탄력이 붙었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천안 신공장 건립도 순항 중이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후 생산기지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2023년 11월부터 신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본업 성장세와는 달리 주주가치는 숙제로 남아 있다. 빙그레는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계획을 전면 철수했다.

빙그레는 2024년 11월 투자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빙그레홀딩스와 유제품 및 냉동식품 사업을 담당하는 빙그레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빙그레 측은 사업 부문별 전문성 강화, 경영 효율성 증대,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해당 계획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시 시장에서는 빙그레의 지주사 전환이 오너 일가 지배력 강화에 초점에 맞춰졌다는 이유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빙그레는 두 달만에 지주사 전환 작업을 철회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한 결과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전환 이전에 조금 더 명확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고 향후 사업의 전개 방향이 보다 분명히 가시화된 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악재도 맞물렸다. 제때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위 현장조사를 받으면서 오너 일가 관련 리스크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김호연 회장은 빙그레 공장 시설을 제때에 무상 제공한 배임 혐의로 피소됐다. 10월에는 김오너 3세 김동환 사장이 경찰관 폭행 혐의로 공판을 치르는 등 오너가 잡음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빙그레는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계획을 수정해 지주사 전환 작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16일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86억원 규모(0.84%) 자사주 30만주를 소각한다는 결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빙그레는 최근 자사주 소각 및 현금 배당 결정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꾸준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 제시 등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