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판분리 보람찬' 대형보험사와 '설계사 떠나가는' 유니온GA

6월말 기준 GA 설계사수, 기업형 '쑥' 유니온 '뚝'
기업형 "탄탄한 자본과 체계적 교육시스템 덕"
설계사 이탈 문제↓..대형보험사 '제판분리 효과' 가속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9.12 12:00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보험설계사들이 다수의 지점을 뭉친 '유니온GA(법인대리점)'를 떠나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기업형GA에 속하는 대형보험사의 '자사형GA'도 오랫동안 골머리였던 전속설계사 이탈 문제를 빠르게 해소하며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효과를 가속화 할 전망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상위 20곳 GA의 설계사 수는 13만2198명으로 지난해 말(11만6021명)보다 13.9% 늘었다.

이 중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올해 자사형GA를 설립해 제판분리에 뛰어든 보험사의 활약이 설계사 증가세를 특히 주도했다.

앞서 이들 보험사는 업황 악화 속에서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GA 채널로 떠나는 전속설계사의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 연초부터 제판분리 행렬에 적극 가담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3월 3862명의 설계사를 품고 자사형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내놓으며 업계 첫 '제판분리'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뒤이어 한화생명이 1만8765명의 업계 최다 설계사를 보유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모두 출범한 지 1년이 채 안 돼 설계사 증가율은 측정할 수 없지만 양사가 제판분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분기 290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월납 초회보험료(계약 첫 달에 내는 보험료) 매출이 제판분리 이전(150억원)보다 27% 급증했다. 또 2025년까지 2만6000명의 설계사를 보유할 것이란 계획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출범 직후인 3월 말 24억2000만원의 매출을 거둬 전월(1억7000만원) 성과를 훌쩍 넘었다. 손해보험 실적을 포함한 월납 초회보험료도 올 3~4월 기준 평균 20억원을 기록해 제판분리 전보다 6% 가량 늘었다.

반면 유니온GA는 설계사 이탈 문제에 직면했다. 대형보험사의 자사형GA 등장으로 설계사가 점차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지에이코리아는 설계사 수 1만4253명으로 6개월 새 5.7% 줄어 업계 1위 자리를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내줬다. 업계 2위였던 글로벌금융판매도 설계사가 4.6% 감소하고 엠금융서비스와 한국보험금융도 각각 13.8%, 5.3%의 설계사가 짐을 쌌다.

이에 대해 생명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판매 채널을 거대조직형 GA로 옮기면서 기존 설계사 채널에 있던 교육 시스템 및 인프라가 체계화 되고 설계사도 환경 구축이 잘 돼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FP(보험설계사)가 어떤 상품을 파는지도 중요하지만 영업활동을 위한 교육이나 전산업무체계 등 제반 환경도 중요하다"며 "업력이 오래된 대형 보험사의 경우 이같은 시스템 마련이 탄탄해 설계사 능률이 한층 높을 수밖에 없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제판분리로 매출 증대를 이뤄 윈윈 효과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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