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이어 고객 묶어둘 차례"..'GA 승부수' 띄운 처브라이프생명

상반기 13월차 설계사 정착률 30.8%..7배↑
'단기해지 급증' 13회차 계약유지율 59.1%..13%↓
GA채널 드라이브.."우수 인력 통한 선순환 구조 확립"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9.01 12:13 의견 0
처브라이프생명 본사 [자료=처브라이프생명]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처브라이프생명이 GA(법인대리점) 채널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년을 못 넘기고 떠나는 '철새 설계사'를 대폭 줄였지만 1년 안에 상품을 해지하는 '허수 가입자'가 늘면서 고객을 안정적으로 머무르게 하는 동시에 10년 만에 맛 본 흑자를 유지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처브라이프생명의 13월차 설계사등록 정착률은 30.8%로 전년 동기(4.7%)보다 26.1%포인트 오르며 생명보험사 중 최대 증가폭을 찍었다.

13월차 설계사등록 정착률이란 신규 보험설계사가 1년 이상 종사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보험계약 관리를 지속적으로 받지 못하는 이른바 '고아계약'이 늘거나 보험사 신뢰도가 타격 받을 수 있다.

이에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전체 설계사 규모가 1분기 기준 300명 수준으로 비교적 적어 정착률이 소폭 증가해도 수치가 크게 오르는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객의 계약유지율은 꾸준히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13회차 계약유지율이 59.1%로 전년 동기(72%)에 이어 업계 꼴찌를 차지한 것이다.

13회차 계약유지율은 낮을수록 보험계약이 1년을 못 넘기고 해약한 사례가 잦음을 뜻한다. 처브라이프생명은 25회차(2년 이상) 유지율도 34.9%로 생보사 평균(66.7%)에 못 미쳤다.

앞선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해당 비율은 가입금액 기준으로 산출돼 실제와 차이가 있고 내부기준으로 봤을 땐 75%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계약유지율 하락 기조에 대해 최근 주식 시장 호황에 따라 변액보험(보험+펀드) 해지율이 높아진 점과 전속설계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빈약해 장기계약 유지가 쉽지 않은 요소를 약점으로 거론했다.

상반기 기준 처브라이프생명은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 가중평균 수익률이 6.25%로 업계 7위에 올랐다. 하지만 1분기 변액유니버셜 상품(가입년도 2011년 기준)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5.60%로 최하위다. 같은 기간 변액연금보험 상품의 10년 평균 수익률도 3.70%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반기 처브라이프생명은 고객을 안정적으로 묶어두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영업 확장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판매 채널 안정화와 빠른 실적 개선을 위해 GA채널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우선 GA 업무 이해도가 높은 임원을 속속 영입했다. 지난해 말 메트라이프생명 출신의 남정현 상무를 GA 영업 총괄 임원으로 영입했고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장 출신의 손광기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손 이사는 대형 GA인 프라임에셋의 고문도 맡고 있다.

처브라이프생명이 지난해 10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GA 중심 사업구조와 판매 역량을 강화해 수익 향상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특히 올해 5월 기준 GA 매출이 2억4100만원으로 1년 새 1억5000만원 껑충 뛰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에 대해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CEO와 영업 담당 임원이 새로 부임한 이후부터 리크루팅 시 훌륭한 자원을 선발하는데 중점을 두다보니 선순환이 일어난 것"이라며 "실제로 올 들어 GA 상품 계약 퀄리티나 유지율이 굉장한 개선을 이뤘고 앞으로도 파트너사 확대 및 주요 파트너사에 대한 관계 형성을 원활히 유지해 영업 확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속설계사가 적으면 인력 관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고 특히 외국계의 경우 국내에 전속설계사를 많이 두기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GA 채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GA채널에 너무 의존하면 설계사와 GA 시장 영향력에 많이 좌우되는 부실한 영업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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