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트기 전 새벽녘' 한화생명..GA 적자에도 '제판분리 효과' 극대화 조짐

한화생명의 자사형 GA '올 2분기 290억원 적자'
월납 초회보험료는 27%↑.."출범 초기임에도 영업 안정적"
"제판분리에 따른 실적 효과는 내년부터 가시화 전망"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7.30 10:31 의견 0
한화생명 본사 [자료=한화생명]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화생명의 자사형 GA(법인대리점)가 동 트기 전 새벽녘을 걷고 있다. 출범 4개월차 신생 회사인 만큼 올 2분기엔 적자를 봤지만 초회보험료가 빠르게 성장하며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효과를 서서히 극대화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올 2분기 2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4월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전속설계사 조직을 본사에서 분리해 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자회사형 GA로 이동시킨 것이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자본 6500억원 ▲설계사 1만9000명 ▲영업 조직 500여개를 보유한 국내 최대규모의 GA 조직을 갖췄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오는 2025년까지 설계사는 2만6000명, 연간 순이익은 21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포부에 걸맞게 영업 성과도 파란불이다. 2분기 월납 초회보험료 매출이 190억원을 기록해 제판분리 이전인 1분기(150억원)보다 27% 오른 것이다.

월납 초회보험료란 신규 고객이 계약 첫달에 내는 보험료로 회사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조직 안정화 시기인 만큼 당장은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안정적인 초회보험료를 거두며 선전했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2023년까지 세전이익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며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통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고 보장성 상품 매출 확대로 신계약 성장을 꾸준히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판분리의 성공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보험사는 한화생명만이 아니다.

업계 첫 '제판분리' 신호탄을 쏘아올린 미래에셋생명이 자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한 이후로 설계사 역량과 영업 경쟁력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특히 출범 직후인 3월 말 기준으로 매출 24억2000만원을 거둬 전월(1억7000만원) 성과를 훌쩍 뛰어넘었다. 손해보험 실적을 포함한 월납 초회보험료도 올 3~4월 기준으로 평균 20억원을 기록해 제판분리 전보다 6% 수준 늘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영업 활동이 전반적으로 순항 중이고 관리 시스템도 모두 정상화 단계"라며 "생명·손해보험 상품을 함께 취급하니 설계사들도 다룰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난 만큼 소득 수준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를 제판분리 원년으로 삼고 미래에셋금융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틀을 잡아 나갈 계획"이라며 "규모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FC(설계사)의 종합재무컨설팅 역량을 키우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4월 공식 출범한 현대해상의 자사형 GA '마이금융파트너'는 연내 10개 이상의 지방 점포 확장을 추진하며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손보의 '하나금융파트너'는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했지만 채용 및 플랫폼 구축 준비 등으로 하반기 등장을 예고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보험사들은 업황 악화 속에서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설계사 이탈율을 줄이기 위해 제판분리 행렬에 적극 뛰어들었다"면서도 "신규 회사가 출범해 바로 수익 내는 경우는 거의 없어 조직 안정화 시기를 거친 뒤 내년부터 실적 효과가 가시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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