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전 증권사로 확대되나

금융위, 긍정적 검토..조만간 관련 내용 발표할 듯
개인투자자 반응은 엇갈려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9.08 11:56 의견 0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지난 2019년 금융혁신서비스로 지정돼 일부 증권사에만 허용되던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가 전 증권사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소수점 거래를 전면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주식시장 조정으로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등 두 곳만 가능하다. 해당 서비스는 아직 정식도입이 되지 않아 금융위원회가 허용한 증권사만 제공 할 수 있는데 현재는 두 곳만 허용됐기 때문이다.

허용된 증권사는 적지만 짧은 시간 큰 관심을 끌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해당 매매를 할 수 있는 한국투자증권 모바일 앱 ‘미니스탁’은 지난달 17일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 건을 넘겼으며 신한금융투자도 소수점 구매 가능 종목 수를 점차 늘려가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자 키움증권,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여러 증권사도 금융당국에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 제공 관련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아직까지 추가적으로 허가된 증권사는 없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해당 서비스를 아예 정식 도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러 증권사가 이미 신청을 완료했는데도 결과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심사 중이라기보다는 서비스 정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더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금융위 측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비스를 언제부터 도입할지는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금융위가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정식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이미 지난해 8월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를 도입한다고 한 차례 밝힌 바 있지만 당시에는 증권사 대부분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무산됐었다.

하지만 1년 사이 신규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나는 등 상황이 변해 증권사들의 시각도 바뀌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내용도 역시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해당 서비스가 정식 도입되면 LG생활건강(주당 145만3000원, 7일 종가)같이 비싼 주식을 1주가 아닌 부분 부분으로 살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규투자자들과 최근 연이은 주가 조정으로 등을 돌린 기존 투자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약 국내외 주식 소수점 거래가 정식 도입돼 전 증권사로 확대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며 “투자자들도 비싼 주식을 싼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한 발언도 해당 규제 개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고 위원장은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9일 금융위 1급 이상 간부들과의 티타임에서 “금융회사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시장 친화적인 금융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친화적인 금융정책’이라는 단어에서 규제 개선 의지가 엿보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편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개인투자자 A씨는 “만약 해당 서비스가 통과된다면 예전에 한 증권사가 했던 광고처럼 비싼 주식 일부를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살 수 있게 된다”며 “관심을 가지고 거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자 B씨는 “해외 주식이라면 모르겠지만 국내 주식에는 LG생활건강을 빼면 생각보다 비싼 종목이 없어 큰 관심은 없다”며 “배당금이나 서버 문제 등 체크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증권사에서 이를 반길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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