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따라간다..중소형증권사 상반기 당기순익, 어느새 대형사 5분의 1

대형사 대비 중형사 순익 비율 점점 커져
"수익 다각화로 실적 증가"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9.01 12:04 의견 0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 실적이 대부분 전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특히 자기자본 상위 11~20위 중소형증권사의 당기순익이 크게 올라 눈길을 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대형사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던 규모가 어느새 5분의 1 수준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소형사의 성장세가 대형사 대비 더 빨랐다는 얘기다.

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자기자본 상위 11~20위 증권사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7284억원으로 집계됐다(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제외).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2902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1~10위인 대형증권사들도 실적이 크게 올랐지만 중소형사의 성장세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익은 총 3조780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6622억원)보다 127.4% 증가한 것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중소형증권사 당기순익이 대형사의 5분의 1 수준에 가깝게 도달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대형사 당기순익 대비 중소형사 당기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9.2%였다.

범위를 5개년으로 넓혀보면 중소형사의 성장 속도를 더 잘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별도 기준 중소형사 상반기 당기순익은 1895억원, 3556억원, 3394억원, 2902억원, 7284억원이었다. 대형사는 같은 기간 1조3392억원, 1조9660억원, 2조1302억원, 1조6622억원, 3조7802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중소형사가 대형사 대비 거둬들인 당기순익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14.1%를 기록해 대형사의 7분의 1 수준밖에 못 미쳤던 그 비율은 2019년 15.9%로 오르더니 2020년 17.4%, 2021년 19.2%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당기순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중소형사는 유안타증권이었다. 2017년 상반기 별도 기준 유안타증권이 기록한 당기순익은 211억원이었는데 올해에는 7배 이상 증가한 1511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70억원 순손실에서 846억원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증권업계는 ▲중소형사의 당기순익 규모가 애초에 대형사보다 적었다는 점 ▲1분기 대비 2분기 거래대금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사상 최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 ▲수익 다각화를 잘 이룬 점 등 세 가지를 중소형사가 대형사 대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뽑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증권사의 실적 자체가 애초에 중소형 증권사보다 컸기 때문에 더 많은 순이익을 가져와도 비율로 보면 중소형사의 성장세가 더 빨라 보일 수 있다”며 “1분기 대비 2분기 일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줄었지만 상반기로 봤을 때는 사상 최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중소형사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익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점도 당기순익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던 이유로 뽑힌다.

실제로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당기순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유안타증권의 경우 기업금융(IB), 자산관리(WM), 수수료수익 등 전반에서 수익 개선이 있었고 네 번째로 좋은 실적을 낸 하이투자증권도 기존 강점인 IB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리테일 부문 등 실적이 골고루 증가했다.

한편 증권사들은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발 빠르게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현재 중소형사 중에서는 교보증권과 DB금융투자가 각각 오는 13일과 다음달 7일까지, 대형사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지원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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