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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계단' 게임 화면. [자료=플레이스토어]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도트가 도드라지는 8비트 그래픽과 레트로 사운드. 단 두 손가락만으로 터치하면 되는 초간단 게임. 바로 '무한의 계단'이다.
국내 게임 제작사인 '엔플라이(NFLY)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무한의 계단'은 2015년에 출시된 올드 게임이지만 올해 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화면 오른쪽 하단에 '오르기' 탭이 있고 좌우로 방향을 전환할 떄 터치하는 '방향 전환' 탭이 왼쪽 하단에 있다. 플레이어는 이 두 탭만을 터치하며 빠르게 방향을 전환, 말 그대로 무한한 계단을 오르면 된다.
지그재그 형태로 놓여진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 제 타이밍에 맞춰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너무 천천히 오르다 보면 타임 게이지가 바닥나 게임이 종료된다. 빠르게, 알맞은 방향 전환을 하며 오르는 것이 끝인 초 간단 게임이다.
이렇게 단순한 게임이지만 친구와 누가 더 높게 오르나 경쟁하고 대결할 수 있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게다가 과금 요소도 거의 없고, 언제든 쉽게 꺼내 잠깐씩이라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폰 환경과 잘 맞아 떨어졌다.
처음에는 의외로 100계단을 오르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고 익숙해지면 어느덧 수백 계단씩 오를 수 있다. 게다가 '용의 탑', '무인도 표류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추가되고 있으며 캐릭터를 모으는 것 외에 다양한 펫, 플레이어 방 꾸미기 등 다양한 수집 기능도 제공한다.
이 심플한 게임은 지나친 과금에 지친 게이머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게다가 유아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계층으로부터 사랑받다 보니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상위에 랭크돼 있다. 6일 기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무한의 게임'이 14위에 랭크돼 있다. 매일 수백여 종의 앱이 새로 등록되는 상황에서(심지어 '오딘'도 2위로 내려왔다) '무한의 계단'은 넷마블의 '제2의 나라'보다 높은 인기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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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계단'은 단조로운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대작들을 제치고 인기 상위에 랭크돼 있다. [자료=플레이스토어]
게이머들이 꼽는 '무한의 계단' 인기 비결은 직관적인 게임성과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게임 안에 젬(보석)을 유료로 구매해 캐릭터 등을 수집할 수 있지만 결제를 하지 않아도 미션을 클리어하거나 출석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젬을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다. 또 게임 속 광고를 시청한는 것만으로도 젬을 얻을 수 있다.
'무한의 계단'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요즘 모바일 게임들은 몇 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엄청난 용량, 4K에 달하는 화려한 그래픽 등 사양 면에서 PC 게임 뺨 칠 정도지만 대동소이한 MMORPG 구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과금 체계 등을 지녔다. 게임을 열심히 즐기기 위해서는 고사양 최신 폰을 지녀야 하고 높은 레벨을 얻기 위해서는 이 고사양 폰을 밤새도록 전투/사냥하는 데 혹사시켜야 한다. 또 적잖이 과금하지 않으면 아예 경쟁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무한의 계단'은 이런 모든 요소들로부터 자유롭다. 플레이하는 데 부담이 없다. 연령, 스마트폰 사양, 과금 여부 등과 상관 없이 함께 즐기고 경쟁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너무 심플한 게임이지만 게이머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심플하게 만든 점이 되려 쟁쟁한 대작들보다 오랫동안 살아남는 인기 비결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