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72 야간 운영 모습 (자료=클럽72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인천에 위치한 클럽72가 시즌권 운영과 관련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벤트 일방 종료 후 바로 다음날부터 시즌권 소지자들에게 그린피를 유료로 전환하면서 마찰이 심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민원이 빗발치자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관련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클럽72는 지난 2월 시즌권 이벤트를 홍보하며 2025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이중 약 1800여 명 이용자들이 시즌권 구매를 위해 49만원을 선결제 했다. 시즌권자들은 3월 4일부터 6월 5일까지 레이크/ 클래식 코스 3부 평일 이용 그린피 무료, 주말 그린피 10만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클럽72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시즌권 구매자를 대상으로 해당 이벤트가 시작됐다. 하지만 약 일주일 간 운영된 지난 10일 오후 6시께 문자메세지를 통해 시즌권 이벤트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이벤트 종료 이유에 대해 ▲참여인원 미달 ▲매크로를 통한 예약 선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바로 다음날인 11일부터 시즌권 구매자들의 그린피를 유료로 전환했다.

시즌권 구매자들은 골프장의 일방적인 이벤트 종료 문자 안내만으로 구매 완료한 그린피를 이중 납부 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권 이벤트 종료 사실을 모르고 내장했다가 그린피 결제 요구를 받은 이용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현재 클럽72 측은 11일과 12일 그린피 결제를 거부한 시즌권 구매자들에 대해 ‘영구이용정지’ 패널티를 가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내가 이미 49만원을 내고 시즌권을 구매하고 예약해 놓은 시간대에 운동을 했다. 하루 전날 저녁 6시에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클럽72가 바로 다음날 그린피를 내라고 하는 건 그린피 이중 납부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아직 환불도 되지 않은 그린피를 또 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걸 가지고 ‘영구이용정지’ 패널티를 가하는 것은 심각한 부정행위”라고 꼬집었다.

한국소비자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는 피해 소비자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소비자 민원 접수 내용을 토대로 골프장 측과 연락을 취할 예정”이라며 “이미 다수의 민원이 접수된 만큼 소비자들이 제시한 자료, 골프장 측의 자료를 취합해 합의 권고를 한 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시 분쟁조정단계로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상의 경우 일방적인 계약관계를 위반할 시 약 10%의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현재 피해구제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사안인 탓에 면밀히 들여다보고 엄중하게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골프장 업계에서도 클럽72 시즌권 이벤트 파행을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소비자를 상대로 시작한 이벤트를 중도에 일방 파기한 일을 두고 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 그래도 골퍼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골프 업계 전체에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클럽72는 연매출 800~900억 원 가량 올리는 구장이다. 골퍼 1인당 49만원을 받고 이미 시작된 이벤트를 중단한 선택은 상당한 실수”라면서 “어떻게 해서든 이벤트를 정상적으로 종료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클럽72는 현재 시즌권 구매자들에 대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 소비자들은 클럽72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와 부당한 영구이용정지에 대해 집단 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