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줄줄이 홈플러스 상품권에 대한 충전 및 결제를 중단하고 있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단기유동성 확보 전략에 변수가 발생했다. 홈플러스의 상거래 채권에 대해 지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채권 미회수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줄줄이 홈플러스 상품권에 대한 충전 및 결제를 중단하고 있다. 현대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는 지난 12일 홈플러스 상품권 구매와 충전에 대한 결제 승인 중단을 결정했고 다른 카드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앞서 제휴사들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은 변제 지연 등을 우려해 잇달아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막았다.
홈플러스는 상품권이 포함된 상거래채권이 정상거래가 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 전반에서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불신과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의 앵콜 홈플런 행사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홈플런isBACK 종료 직후인 13일부터 앵콜 홈플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홈플런 행사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던 전년동기대비 유사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 호응이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업계는 앵콜 홈플런에 대해 단기유동성 확보를 위해 행사를 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지만 홈플러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2023년 창립기념행사인 홈플런 첫 시행 이후 홈플런이 종료되면 홈플런 행사기간 동안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은 상품과 시즌 상품을 총망라해 앵콜 홈플런 행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 상품권의 96% 이상이 홈플러스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런 만큼 카드사의 상품권 결제 중단은 이번 앵콜 홈플런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권은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고 카드사 결제를 통해 현금보다 저렴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지만 카드사 결제 중단으로 매장 내 상품권 사용도 제한적인 상황이 됐다.
여기에 납품 합의도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반쪽 짜리 행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농심, 삼양, 오뚜기, 남양, 동서, 캘로그, 샘표, 정식품, 팔도 등과 납품 합의를 완료했지만 여전히 LG, 애경산업 등 주요 품목인 가전과 생필품 등 일부 기업들과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높은 전자제품 판매 기업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여러 기업이 제품 공급을 중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품권이 포함된 상거래채권에 대해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금융채권은 상환이 유예된 상태여서 미지급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들의 상거래채권을 우선순위로 하여 순차 지급 중에 있으며 모든 상거래채권을 순차적으로 지속 상환 중에 있다”며 “금주 중 세부 지급계획을 수립하여 각 협력사, 테넌트들과 상세하게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