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서울에 사는 개인투자자 A씨는 최근 열풍이 불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에 실패했다. A씨는 SKIET가 무조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SKIET 상장 직후 시초가에 해당 주식을 10주 매수했다. SKIET의 시초가는 A씨의 예상대로 공모가의 두 배(21만원)로 출발했다. 그리고 장 초반에는 5%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급등하며 결국 시초가보다 26.43% 하락한 15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들 중 일부가 따상에 성공하며 ‘상장=따상’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꼭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청약에 관심을 갖는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따상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따상을 염두한 무조건적인 추격매수는 금물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총 76개다. 코스피에는 11개사가 상장됐고 코스닥에는 65개사가 상장됐다.
이 중 따상을 기록한 기업은 총 11개사로 코스피에 2개사(SK바이오팜, 명신산업), 코스닥에 9개사(엘이티, 에이프로, 카카오게임즈, 소룩스, 하나기술, 알체라, 프리시젼바이오, 석격에이티)가 있다. 지난해 기준 상장 기업 대비 따상 비율은 14.4%에 불과하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코스피에 상장된 종목은 솔루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등 네 개(스팩·재상장 제외)다. 하지만 따상을 기록한 건 SK바이오사이언스 한 곳뿐이다.
무조건적인 따상을 기대하는 건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공모주에 큰 관심이 쏠리며 따상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무조건적인 따상이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중 솔루엠과 SKIET의 상장 당일 종가는 모두 시초가를 밑돌아 상장 직후 무조건적인 추격매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솔루엠의 경우 시초가는 3만4000원이었지만 상장 당일 종가는 14.2% 하락한 2만9150원이었다. 같은 날 SKIET의 종가도 시초가 21만원 대비 26.4% 하락한 15만4500원이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상장 당일 종가 3만280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3만2000원)대비 2.50% 오른 상태로 마감했지만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10% 가량 낮은 2만8800원에 형성됐다.
이들 세 종목은 아직까지 시초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솔루엠의 지난 17일 종가는 2만9450원으로 여전히 시초가를 13.3% 밑돌고 있었으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같은 날 종가 2만8100원을 기록해 시초가 대비 2.4%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SKIET도 17일 15만6000원에 주가를 마무리 지으며 시초가 대비 25.7%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자체는 긍정적이고 추천한다”면서도 “하지만 상장 당일 추격매수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모주 청약 첫 날에는 매도세가 많이 나오는 추세이기 때문에 굳이 추격 매수를 시도하는 투자자는 상장 당일 보다는 3일에서 5일 가량 상황을 보고 매수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